중국 병원에서 흉기 공격을 받은 의사가 숨진 가운데, 한 지방 도시에서 급기야 흉기 반입을 막기 위해 병원 입구에 검색대를 설치했다.

9일 중국매체 펑파이에 따르면 남부 광시(廣西)장족자치구 성도인 난닝(南寧)시 위생보건위원회는 최근 중국 최초로 종합병원에 해당하는 3급 의료기관에 검색대를 설치하도록 통지했다.

당국은 지난 6일까지 병원들에 금속탐지기와 안전검색대 등 설치할 장비 사진을 찍어 제출하도록 했고, 검색대 운영을 올해 '평안한 병원' 만들기 사업의 평가 기준에 넣기로 했다.

지난 8일 가장 먼저 검색대 정식 운영에 들어간 난닝시 제2 인민병원 관계자는 "의료관계자와 환자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면서 "보안요원 38명이 검사업무를 하고 있다.

다른 병원들도 검색대를 설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병원에서는 검색대를 시운영한 첫날인 지난 6일 과도와 가위 등 10여 개의 칼 종류를 찾아냈고 통제대상인 도검류도 하나 나왔다.

병원 관계자는 "과도 등은 통제 대상이 아니지만, 병원에 가지고 들어갈 수 없다.

잠시 보관했다 방문객이 나갈 때 돌려준다"면서 "통제대상 도검류는 경찰에 넘겨 처리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는 이미 지하철역이나 기차역 등 공공장소에서 검색대 통과가 일상적이지만, 범죄 우려로 병원에서까지 이러한 조치가 취해지면서 주목받았다.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게시물을 인용해 검색대 설치에 찬성하며 중국 전역으로 확대되기를 원하는 의견이 나온다고 전했다.

이 조치는 지난달 24일 베이징(北京)에서 의사가 환자 가족으로부터 공격당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나왔다.

당시 95세 환자의 친척이었던 가해자는 병원 측의 잘못된 치료로 환자의 병세가 악화했다면서 흉기로 의사의 목을 공격했다.

이 사건 이후 최근 10년간 환자나 그 가족의 흉기 공격으로 숨진 의료인이 24명에 달한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한편, 중국의 의회에 해당하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지난달 의료종사자의 권익을 침해하거나 상해·위협 등을 가하는 자를 엄벌하는 내용의 '기본 의료위생·건강촉진법'을 통과시켰다.

장쑤성 성도 난징(南京)시에서는 최근 병원에서 난동을 부리는 경우 신용에 불이익을 주는 규정을 만들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