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한국당 동탄 의혹제기에 "유감 표시 하려던 마음 싹 없어져…청문회 오염"
한국당, 채무관계·자녀 유학자금 등도 거론
한국당 '동탄개발·재산·채무' 전방위 추궁…丁 전면 반박(종합)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이틀째인 8일 자유한국당이 제기한 경기도 화성 동탄 택지개발 사업 개입 의혹을 강하게 반박했다.

전날 청문회에서 한국당은 정 후보자 측근이 특혜성 택지 공급을 받았고 정 후보자가 관여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으나, 정 후보자는 "인격 모독"이라며 전면 부인한 바 있다.

한국당은 이날도 이 문제를 도마 위에 올렸다.

화성도시공사가 신장용 전 민주당 의원 측에 부적절한 방식으로 택지를 공급했고, 신 전 의원은 정 후보자의 측근이라는 게 한국당의 주장이다.

한국당 김상훈 의원은 "민주당 의원 어떤 분은 '19대 총선에서 신 전 의원의 수원 권선 공천을 정 후보자가 해준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얘기도 한다"며 "정 후보자 측근들이 정 후보자를 이용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또한 화성 동탄의 부적절한 택지 공급이 감사원 감사결과보고서에 나왔다고 거론한 데 이어 정 후보자가 화성시 한 체육시설에서 브리핑을 받는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한국당 '동탄개발·재산·채무' 전방위 추궁…丁 전면 반박(종합)
굳은 표정으로 질의를 듣던 정 후보자는 김 의원의 말이 끝나자마자 "참 기가 막힌 일"이라며 "이렇게 귀한 시간을 여러 번 소비해야 하느냐"며 작심 반박에 나섰다.

정 후보자는 "김 의원이 제시한 사진은 2017년 6월 1일 자이고, 이 개발 프로젝트는 2015년에 추진된 것이다.

2년이나 시차가 있다"며 "2015년 일어난 일을 2017년에 연결하는 것은 너무 부자연스럽지 않으냐"고 말했다.

이어 "저도 감정의 동물인지라 김상훈 의원에게 어제 한 말씀 했던 것에 대해 안타깝다고 유감 표시를 하러 나왔는데 그럴 마음이 싹 없어졌다"며 "청문회가 더 오염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신동근 의원은 "박근혜 정부 당시 부당한 외압을 넣었다면 서슬 퍼렇던 시대에 가만뒀겠느냐"며 "과대망상으로 무차별 인격 살인을 자행하는 것은 안 된다"고 정 후보자를 엄호했다.

한국당 김상훈 의원은 정 후보자가 국회의장 시절 옛 지역 선거사무장이 조합장으로 있는 부귀농협의 김치를 국회와 고속도로 휴게소에 특혜납품할 수 있도록 지원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정 후보자는 국회 납품과 관련해 "저는 몰랐는데, 알아보니 보좌진이 납품할 수 있도록 절차를 안내했다는 걸 확인했다"고 했다.

휴게소 특혜납품 의혹은 전면 부인했다.

민주당 박광온 의원은 "부귀농협의 김치 납품 액수는 994만원이다.

넉 달 납품했는데 납품가격과 비슷한 수준의 적자를 보고 납품을 중단했다"고 정 후보자를 거들었다.

한국당 '동탄개발·재산·채무' 전방위 추궁…丁 전면 반박(종합)
또한 정 후보자의 재산을 둘러싼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한국당 김현아 의원은 정 후보자의 두 자녀가 모두 유학을 했음에도 단 한 번도 학비·생활비 지원을 한 적이 없다는 정 후보자의 말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정 후보자는 "아들의 경우 로스쿨 수업료 일부는 장학금을 받았고 나머지는 학자금 융자를 했다"며 "지난해에는 인턴을 하며 7만6천 달러를 벌었는데 1년 생활에 2만∼3만 달러면 된다"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송금을 한 번도 안했다면 자녀들이 원망했을 것"이라는 다그치자, 정 후보자는 "대학까지 보내고 키워주고 결혼도 시켜주지 않았느냐. 그 이후는 본인이 알아서 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새로운보수당 지상욱 의원은 "공직자 재산등록 때 사인 간 채무가 2010년 1억원, 2011년 5천억원씩 축소 신고됐다"고 주장했다.

정 후보자는 "형님, 처남, 가까운 친구와 금전거래를 하며 차용증을 써본 적이 없다"며 "돈을 빌릴 땐 수표로 주거나 통장에 송금했고, 갚을 때도 송금하거나 수표로 줬다"고 해명했다.

그러자 한국당 소속인 나경원 특위 위원장은 "재산등록 내용과 인사청문 자료 중 어느 것 하나가 허위라는 이야기로, 이는 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정 후보자는 "선뜻 사인 간 채무가 많은 것도 납득이 안된다"는 나 위원장의 말에 "부자들은 좀 그런(납득이 안되는) 모양이죠"라고 대꾸하는 등 물러서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