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준우 재계약에 왜 '스토브리그' 고세혁이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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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준우, 롯데와 4년 계약 완료
협상 과정에서 에이전트와 결별
'스토브리그' 속 상황과 비슷한 전개
협상 과정에서 에이전트와 결별
'스토브리그' 속 상황과 비슷한 전개
"에이전트 빠지니 바로 계약하는 전준우, '스토브리그' 빼다 박았다"
"서영주나 너나 참 갑갑하다"
프로야구 스토브리그 기간에 방영 중인 SBS 금토드라마 '스토브리그'에 야구팬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드라마 속 내용과 실제 상황이 오묘하게 겹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야구팬들의 '과몰입'을 이끌고 있다는 반응이다. 8일 롯데자이언츠는 FA 전준우 선수와 계약기간 4년 최대 34억 원(계약금 12억 원, 연봉총액 20억 원, 옵션총액 2억 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특히 전준우는 롯데와 계약과정에서 에이전트였던 양승호 전 롯데 감독과 결별 후 직접 협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지난 4일 방송된 '스토브리그'에서 보여진 내용과 묘하게 겹친다. 이날 '스토브리그'에서는 극중 배경이 되는 야구 구단 드림즈 직원들과 선수들의 연봉계약 협상 과정이 자세히 그려졌다. 드림즈 스카우트팀 팀장으로 활동하다 선수 선발 과정에서 뇌물을 받은 사실이 알려져 퇴출됐던 고세혁(이준혁)이 에이전트사 대표로 복귀해 터무니없는 몸값을 요구하며 계약을 방해하는 모습이 주요 줄거리였다.
고세혁은 구단 내에서 '착한 형'으로 불렸던 곽한영(김동원)에게 접근했다. 곽한영은 드림즈의 주전 내야수로 구단 측의 입장을 배려하고 팀에 대한 애정도 강한 인물이었다. 선수 선배이자 구단 스카우터였던 고세혁의 접근에 거절하지 못하고 손을 잡았지만, 무리한 계약 진행에 불만을 내비치면서 향후 전개에 호기심을 자극했던 캐릭터였다.
전준우는 그동안 롯데의 외야수로 활약해왔다. 전준우와 손잡았던 에이전트 양승호 전 감독은 2011년과 2012년 롯데 감독을 맡아 2년 연속 플레이오프까지 올려놓으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고등학교 야구부 감독으로부터 입시 청탁과 금품을 받은 혐의로 2014년 대법원에서 징역 1년3개월과 추징금 1억 원 확정 판결을 받기도 했다.
이후 2018년 스포츠 에이전트사 대표로 취임했고, 롯데 시절 제자였던 전준우와 1호 선수 계약을 체결했다. 전준우의 사례 뿐이 아니다. 이 외에도 '스토브리그'에서는 연봉 총액을 30% 삭감한다는 설정이 등장했는데, 실제로 키움 히어로즈는 지난해 몇몇 선수의 연봉을 50% 삭감한 이력이 있다. 극중 대사로 나온 "투수는 귀족, 외야수는 상인, 내야수는 노비, 포수는 거지"라는 멘트도 한 다큐멘터리 방송에서 실제 선수가 한 말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스토브리그'가 방송될 때마다 야구 팬들은 "이거 우리 팀 아니냐"면서 각자 서로의 팀 이름을 외치며 괴로워(?)하며 몰입하고 있다. 야구 기사 댓글에도 '스토브리그'의 이야기가 빠지지 않고 등장할 정도다. 모 구단이 무리한 몸값을 요구한 선수에게 협상안을 제시하고 기다리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에는 "서영주나 너나 참 갑갑하다. 실력은 생각 안하고 그저 돈만 밝히니 계약은 잘 되겠냐"는 댓글로 일침했다. 서영주(차엽)는 '스토브리그'에서 드림주 주전 포수로 몸값 협상 과정에서 무리수를 두면서 분노를 자극했던 캐릭터다.
SK와이번스가 하재훈과 지난해 대비 455.6% 인상된 1억2300만 원의 연봉과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땐 댓글로 "민호야"를 외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스토브리그' 속 유민호(채종협)를 언급한 것. 유민호는 극중 고등학교 졸업 후 1번 호명된 유망주였지만 어깨 부상으로 기력을 발휘하지 못해 2700만 원에 연봉 계약서에 사인한 인물이다. 2700만 원에 연봉 계약을 체결했지만, 이후 폭발적인 성장을 한 하재훈처럼 유민호도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선발 투수, 누가 있냐"는 기사에는 "드림즈 강두기가 있지 않냐"는 의견이 베스트 댓글로 등장했다. 강두기(하도권)는 드림즈 연고지에서 태어나 1라운드 지명을 받고 입단한 팀의 기둥과 같은 선수다. 팀내 라이벌이었던 임동규(조한선)과 충돌하며 트레이드됐지만 화려하게 귀환해 팀을 보듬으며 시청자들은 물론 야구팬들에게도 '최고의 선수'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심지어 '스토브리그'는 방송 전 "본 드라마는 픽션이며 특정 인물이나 사건, 구단, 단체 및 조직, 배경 등은 실제와 어떠한 관련이 없음을 밝힌다"고 매 회 공지하지만 야구팬들은 믿지 않는 눈치다.
'스토브리그'를 쓴 이신화 작가는 이 드라가가 첫 작품인 신인이다. 하지만 야구 팬들만이 알 수 있는 감정들을 세심하게 건드리며 벌써부터 시즌제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스토브리그' 측은 첫 방송 전까지 "우리 드라마는 '야구 드라마'가 아니다"고 강조했지만, 리얼한 설정들이 이어지면서 결과적으로 일반 시청자는 물론 야구 팬들까지 열렬한 지지를 얻게 됐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
"서영주나 너나 참 갑갑하다"
프로야구 스토브리그 기간에 방영 중인 SBS 금토드라마 '스토브리그'에 야구팬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드라마 속 내용과 실제 상황이 오묘하게 겹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야구팬들의 '과몰입'을 이끌고 있다는 반응이다. 8일 롯데자이언츠는 FA 전준우 선수와 계약기간 4년 최대 34억 원(계약금 12억 원, 연봉총액 20억 원, 옵션총액 2억 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특히 전준우는 롯데와 계약과정에서 에이전트였던 양승호 전 롯데 감독과 결별 후 직접 협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지난 4일 방송된 '스토브리그'에서 보여진 내용과 묘하게 겹친다. 이날 '스토브리그'에서는 극중 배경이 되는 야구 구단 드림즈 직원들과 선수들의 연봉계약 협상 과정이 자세히 그려졌다. 드림즈 스카우트팀 팀장으로 활동하다 선수 선발 과정에서 뇌물을 받은 사실이 알려져 퇴출됐던 고세혁(이준혁)이 에이전트사 대표로 복귀해 터무니없는 몸값을 요구하며 계약을 방해하는 모습이 주요 줄거리였다.
고세혁은 구단 내에서 '착한 형'으로 불렸던 곽한영(김동원)에게 접근했다. 곽한영은 드림즈의 주전 내야수로 구단 측의 입장을 배려하고 팀에 대한 애정도 강한 인물이었다. 선수 선배이자 구단 스카우터였던 고세혁의 접근에 거절하지 못하고 손을 잡았지만, 무리한 계약 진행에 불만을 내비치면서 향후 전개에 호기심을 자극했던 캐릭터였다.
전준우는 그동안 롯데의 외야수로 활약해왔다. 전준우와 손잡았던 에이전트 양승호 전 감독은 2011년과 2012년 롯데 감독을 맡아 2년 연속 플레이오프까지 올려놓으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고등학교 야구부 감독으로부터 입시 청탁과 금품을 받은 혐의로 2014년 대법원에서 징역 1년3개월과 추징금 1억 원 확정 판결을 받기도 했다.
이후 2018년 스포츠 에이전트사 대표로 취임했고, 롯데 시절 제자였던 전준우와 1호 선수 계약을 체결했다. 전준우의 사례 뿐이 아니다. 이 외에도 '스토브리그'에서는 연봉 총액을 30% 삭감한다는 설정이 등장했는데, 실제로 키움 히어로즈는 지난해 몇몇 선수의 연봉을 50% 삭감한 이력이 있다. 극중 대사로 나온 "투수는 귀족, 외야수는 상인, 내야수는 노비, 포수는 거지"라는 멘트도 한 다큐멘터리 방송에서 실제 선수가 한 말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스토브리그'가 방송될 때마다 야구 팬들은 "이거 우리 팀 아니냐"면서 각자 서로의 팀 이름을 외치며 괴로워(?)하며 몰입하고 있다. 야구 기사 댓글에도 '스토브리그'의 이야기가 빠지지 않고 등장할 정도다. 모 구단이 무리한 몸값을 요구한 선수에게 협상안을 제시하고 기다리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에는 "서영주나 너나 참 갑갑하다. 실력은 생각 안하고 그저 돈만 밝히니 계약은 잘 되겠냐"는 댓글로 일침했다. 서영주(차엽)는 '스토브리그'에서 드림주 주전 포수로 몸값 협상 과정에서 무리수를 두면서 분노를 자극했던 캐릭터다.
SK와이번스가 하재훈과 지난해 대비 455.6% 인상된 1억2300만 원의 연봉과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땐 댓글로 "민호야"를 외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스토브리그' 속 유민호(채종협)를 언급한 것. 유민호는 극중 고등학교 졸업 후 1번 호명된 유망주였지만 어깨 부상으로 기력을 발휘하지 못해 2700만 원에 연봉 계약서에 사인한 인물이다. 2700만 원에 연봉 계약을 체결했지만, 이후 폭발적인 성장을 한 하재훈처럼 유민호도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선발 투수, 누가 있냐"는 기사에는 "드림즈 강두기가 있지 않냐"는 의견이 베스트 댓글로 등장했다. 강두기(하도권)는 드림즈 연고지에서 태어나 1라운드 지명을 받고 입단한 팀의 기둥과 같은 선수다. 팀내 라이벌이었던 임동규(조한선)과 충돌하며 트레이드됐지만 화려하게 귀환해 팀을 보듬으며 시청자들은 물론 야구팬들에게도 '최고의 선수'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심지어 '스토브리그'는 방송 전 "본 드라마는 픽션이며 특정 인물이나 사건, 구단, 단체 및 조직, 배경 등은 실제와 어떠한 관련이 없음을 밝힌다"고 매 회 공지하지만 야구팬들은 믿지 않는 눈치다.
'스토브리그'를 쓴 이신화 작가는 이 드라가가 첫 작품인 신인이다. 하지만 야구 팬들만이 알 수 있는 감정들을 세심하게 건드리며 벌써부터 시즌제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스토브리그' 측은 첫 방송 전까지 "우리 드라마는 '야구 드라마'가 아니다"고 강조했지만, 리얼한 설정들이 이어지면서 결과적으로 일반 시청자는 물론 야구 팬들까지 열렬한 지지를 얻게 됐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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