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법안 이어 검경수사권 조정에도 '실익없다' 의견
수사권 조정시 檢위축 우려에 "윤석열이 천사냐" 발언도
한국당, 필리버스터 카드 내려놓나…무용론도 대두
자유한국당이 6일 의원총회를 열어 민생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철회 결정을 내린 것은 선거법 처리 이후 쏟아진 전략부재 비판을 만회하면서 국면 타개를 위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앞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공직선거법 개정안·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로 170여개에 달하는 민생법안 처리가 무더기로 지연되면서 쏟아진 '발목잡기' 비판 여론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본회의가 열릴 경우 상정될 예정이었던 검경수사권 조정법안 중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앞선 두 법안만큼 여당과의 견해차가 크지 않다는 점도 이날 '전략적 후퇴'의 배경이 됐다.

다음 본회의인 9일까지 남은 3일간 여당과 협상을 벌이며 필리버스터 과정에서 발생한 누적된 당내 피로감을 해소, 필리버스터로 소홀할 수밖에 없었던 지역구 관리의 시간을 버는 효과도 있다.

한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의총에서 본회의를 미루고 민생법안 필리버스터를 철회하자는 결론은 어렵지 않게 났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의총에서는 '필리버스터 무용론'을 들어 검경수사권 조정법안에 대해서도 무제한 토론을 하지 말자는 의견이 상당수 나왔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한 참석 의원은 통화에서 "필리버스터를 해도 강행 처리를 막을 수 없다는 게 이미 드러났다.

답이 나와 있는데 또 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비공개 의총에서는 의원 7∼8명이 발언했으며, 검경 수사권 처리 방향에 대한 경찰·검찰 출신 의원들이 논쟁도 이어졌다.

한 의원은 "2년 전 (적폐 수사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을 '무도한 사람'이라 비난했었다.

지금 윤 총장은 천사이냐"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현재 정권 인사들에 대한 검찰 수사가 위축될 것을 우려해 수사권 조정에 반대하는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다만, 한국당은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과 '유치원 3법'에 대한 필리버스터는 철회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여당과의 협상 과정에서 굳이 먼저 카드를 내려놓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원내 관계자는 통화에서 "9일 본회의 전 필리버스터를 할지에 대해 다시 한번 의원들의 중지를 모을 예정"이라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