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시 궐기대회서 '정면돌파' 새 선전구호 등장
北신문 "기대할 것도, 주저할 것도 없다…군사력 강화해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년사를 대체한 노동당 전원회의 보고에서 제재에 대응할 자력갱생 기조를 선포한 가운데 북한이 연일 대미 강경노선을 밝히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6일 '주체적 힘을 더욱 강화하는 것은 현정세와 혁명 발전의 요구' 제목의 논설에서 "적대적 행위와 핵위협 공갈이 증대되고 있는 이상 우리에게는 기대를 가질 것도, 주저할 것도 없다"고 밝혔다.

신문은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 철회되고 조선반도에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가 구축될 때까지 어떤 세력이든 우리를 상대로는 감히 무력을 사용할 엄두도 못 내게 무적의 군사력을 질량적으로 계속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만일 우리가 제재 해제를 기다리며 자강력을 키우기 위한 투쟁에 박차를 가하지 않는다면 목숨처럼 지켜온 존엄과 자주권, 안전은 엄중히 침해당하게 될 것"이라며 선제 대응도 주문했다.

작년 하노이 정상회담이 '노딜'로 마무리돼 북한이 원하는 안보우려 해소와 제재 완화가 달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군사적 억제력을 강화하면서 미국을 압박해 대북정책 전환을 끌어내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北신문 "기대할 것도, 주저할 것도 없다…군사력 강화해야"
경제 부문을 향한 질타도 이어졌다.

주민들이 보는 대표적 매체인 노동신문에 부진한 경제 상황이 연일 실린다는 점에서 북한 당국의 절박감이 전해진다.

신문은 "자력갱생, 자급자족하자고 계속 말하고 있지만 이를 실행하는 우리의 사업은 지난날의 타성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며 "대담하게 혁신하지 못하고 침체하여 있는 것이 국가관리사업과 경제사업 등의 현실태"라고 꼬집었다.

이어 "역사적 교훈은 내부가 째이지(짜이지) 못하면 나라가 쇠약해져 자연히 남에게 굽신거리고 종당에는 먹히게 된다는 것"이라며 "모든 일꾼(간부)들과 당원들과 근로자들은 주체적 힘, 내적 동력을 백방으로 강화하는 것만이 사회주의 승리의 날을 앞당길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을 명심하라"고 당부했다.

신문은 이날 '정면돌파전의 열쇠' 제목의 별도 기사에서도 경제 혁신을 호소했다.

신문은 "지금 우리에게는 모든 것이 부족하고 어렵다.

준엄한 시련은 중중첩첩으로 우리의 전진을 막아나서고 있다"며 과학기술로 난관을 극복하자고 말했다.

지난 5일 평양시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궐기대회에서는 이런 내용의 새 선전구호도 공개됐다.

'우리의 전진을 저애하는 모든 난관을 정면돌파전으로 뚫고 나가자!', '인민생활에서 결정적 전환을', '인재중시', '과학중시' 등의 구호에서 더욱 강화된 자력갱생 기조가 읽힌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내부적으로 내핍을 강조하며 자체적인 능력 확보를 통한 자력갱생을 강조하는 것이지만, 내부자원이 부족한 북한의 현실에서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