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대진 탓 고려사항 많아…이달 중순부터 올림픽 본격 대비
선발 투수·왼손 불펜·전력 분석…김경문호 난제 '수두룩'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을 준비하는 '디펜딩 챔피언' 한국 야구대표팀의 앞길에 난제가 쌓였다.

KBO 사무국은 해외에서 체류 중인 김경문 야구대표팀 감독이 귀국하는 1월 중순 회의를 열어 도쿄올림픽 준비 일정 등을 결정할 참이다.

야구 대표팀은 지난해 프리미어12에서 준우승을 차지해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1위 자격으로 도쿄올림픽 본선 티켓을 따냈다.

올림픽 티켓 확보라는 1차 목표는 달성했지만, 대회 2연패 달성은 이루지 못했다.

특히 슈퍼라운드 최종전과 결승을 합쳐 이틀 연속 일본에 2점 차로 패해 전력 차를 실감했다.

슈퍼라운드에선 대만에도 0-7로 완패하는 등 아시아 라이벌 국가에 모두 져 적지 않은 충격을 던졌다.

김 감독은 야구가 마지막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치러진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의 금메달을 이끌었다.

많은 야구팬은 이번에도 김 감독의 매직을 기대한다.

그러나 한국 야구 대표팀의 현실은 그리 밝지 않다.

국제무대를 휘저을 기둥 투수, 확실한 4번 타자가 없는 상태로 김 감독은 도쿄올림픽을 준비한다.

최대 난제는 선발 투수다.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오프시즌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 진출함에 따라 올림픽에 나설 믿을만한 투수는 양현종(KIA 타이거즈)만 남았다.

지난해 급성장한 우완 이영하(두산 베어스)가 양현종과 원 투 펀치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나머지 선발 자리는 도쿄올림픽 본선 대진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선발 투수·왼손 불펜·전력 분석…김경문호 난제 '수두룩'
올림픽 출전국 6개 나라 중 개최국 일본, 이스라엘, 한국, 멕시코 4개 나라만 결정됐다.

나머지 두 나라는 3월 미주대륙 최종 예선, 4월 세계 최종 예선에서 한 팀씩 확정된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은 올림픽 본선에서 3개 나라씩 2개 조로 나눠 1라운드를 벌인 뒤 1라운드 성적에 따라 다른 조 팀과 격돌하는 2라운드를 치러 최종 순위를 가리는 대진 방식만 정했다.

예년 대회보다 적은 출전팀이 좀 더 많은 경기를 치르도록 일정을 짜느라 대진표가 복잡하다.

이 중 조를 어떻게 나눌지가 핵심 변수다.

WBSC 세계랭킹 기준으로 조가 나뉠 것이라는 예상이 설득력을 얻지만, 상세한 사정은 알 수 없다.

WBSC 세계랭킹 3위인 한국은 1위 일본과 같은 조에 편성되지 않는 게 훨씬 좋다.

일본과 다른 조에 배정되면 후쿠시마현 아즈마 스타디움에 갈 필요도 없고, 조 1위로 결승에 오를 지름길을 밟을 수 있다.

조 1위를 차지하면 2라운드에선 2번만 이기면 결승에 진출할 수 있다.

선발 투수·왼손 불펜·전력 분석…김경문호 난제 '수두룩'
도쿄올림픽 야구 경기는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아즈마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딱 1경기는 일본, 일본과 같은 조 팀의 대결이 될 가능성이 크다.

가령 세계랭킹에 따라 조가 결정된다면, 한국은 2위 미국이 미주대륙 최종 예선에서 탈락하는 게 좋다.

그래야 일본과 다른 조에 편성될 확률이 높다.

복잡한 경기 일정을 고려해 이나바 아쓰노리 일본 대표팀 감독은 일본 야구대표팀 공식 사이트인 사무라이 재팬과의 신년 인터뷰에서 "선발 투수를 어떻게 구성할지가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우리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양현종과 이영하의 뒤를 받칠 새로운 투수를 발굴·육성하는 게 중요하다.

야구계의 전망을 종합하면 부상으로 프리미어12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서 낙마한 왼손 구창모(NC 다이노스)의 중용 가능성이 나온다.

구창모를 포함해 왼손 불펜 요원의 보강도 시급한 과제다.

프리미어12에서 경험을 쌓은 이승호(키움 히어로즈), 베테랑 차우찬(LG 트윈스) 등 KBO리그 좌완 가용 자용이 모두 올해 정규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내야 대표팀 구성에도 숨통이 트인다.

'트랙맨'을 활용해 상대 팀의 전력을 더욱 정교하게 분석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프리미어12에서 멕시코 등 경쟁국들은 기록 통계회사인 트랙맨에 요청해 우리나라 선수들의 자료를 연구한 뒤 경기에 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KBO 사무국은 김경문 감독과 협의해 트랙맨 활용 방안을 적극적으로 협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별개로 김 감독이 3월 미국 애리조나주, 4월 대만을 찾아 미주대륙 최종 예선과 세계 최종예선을 관전하고 올림픽 가상 상대를 연구할 가능성도 큰 편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