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온라인 명품 플랫폼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던 발란이 '정산 지연'을 빚고 있다. 고질적 적자 구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명품 열풍이 한풀 꺾이면서 신규 투자금 유치에도 난항을 겪었다. 일각에선 티메프(티몬·위메프)와 유사한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단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발란, 정산 지연 사태 '일파만파'27일 명품업계 등에 따르면 발란은 지난 24일 입점사들 대상으로 “재무 검증 과정에서 과거 거래 및 정산 내용에 확인할 사항이 발생했다”며 정산 지연을 공지했다. 발란 측은 "자체 재무 점검 중 정산금이 과다 지급되는 등의 오류가 발견돼 정산금을 재산정하고 있다"며 "28일까지는 입점사별 확정된 정산액과 지급 일정을 공유하겠다"고 했다.발란은 입점사별로 일주일, 15일, 한달 등 세 주기로 입점사의 판매대금을 정산하는데 당일 정산 주기가 돌아온 입점사에 대금을 제때 주지 못한 것이다. 발란의 월평균 거래액은 300억원 안팎이며 전체 입점사 수는 1300여개다.지난해 티몬·위메프의 대규모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를 지켜본 발란 입점사들은 정산 지연에 크게 당혹해하는 분위기다. 정산 지연 공지가 발송된 지 하루 뒤인 지난 25일에는 판매자 20∼30명이 발란 사무실을 찾아 거세게 항의해 경찰이 출동하는 상황까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판매자(셀러)들은 발란에서 상품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발란 측은 직원들의 신변 안전을 우려해 전날부터 전 직원 재택근무로 전환했다.발란은 팬데믹 기간 국내 명품 온라인 구매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며 주목받았던 업체다. 머스트잇·트렌비와 함께 3사가 국내 명품 플랫폼 시장에서 치
18년간 실내악 저변 확대에 힘써온 금호솔로이스츠가 이중주로만 구성된 무대를 선보인다. 금호문화재단은 “다음달 10일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금호아트홀에서 이중주 공연인 ‘그랑 듀오’를 연다”고 27일 발표했다. 이중주는 가장 작은 단위의 실내악으로 두 악기가 긴밀하게 엮여 음악적 대화를 주고 받는 형식이다.이번 공연의 연주자로는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과 이지혜, 첼리스트 김민지와 이정란이 나선다. 공연 1부에선 첼로 두 대와 바이올린 두 대가 각각 별개의 곡을 두고 연주한다. 장바티스트 바리에르의 ‘두 대의 첼로를 위한 소나타’ G장조, 샤를오귀스트 드 베리오의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적 이중주 1번’을 두 악기가 각각 연주한다. 2부에선 바이올린과 첼로가 섞인 이중주가 서로 다른 악기 소리에 집중하며 화음을 쌓는다. 라벨의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소나타(M.73)’, 코다이의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이중주(Op.7)’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금호솔로이스츠는 한국 실내악계의 진흥을 위해 2007년 창단한 앙상블이다. 금호문화재단 지원으로 젊은 음악가들이 주축이 돼 창단한 뒤 130여곡에 이르는 방대한 레퍼토리를 소화해왔다. 지금도 실내악에 대한 탁월한 해석과 깊이 있는 음악성, 완전한 호흡으로 견실한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 연주하는 바이올리니스트 이지혜는 지난해 12월 금호문화재단과의 인터뷰를 통해 “실내악은 단순히 음악을 같이 연주하는 게 아닌 서로의 음악적 목소리와 성향, 캐릭터를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이주현 기자
"하이 빅스비, 인공지능(AI)은 앞으로 어떻게 진화할까?"영상 속 인물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스마트폰의 AI 음성비서를 부른다. AI와 빅데이터가 개인정보와 국가 안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묻는다. 삼성 갤럭시의 '빅스비', 애플의 '시리' 등 프로그램이 저마다 학습한 내용을 읊는다.대화 내용보다 섬뜩한 것은 질문자의 정체다. 질문을 던지는 사람 '샐리'도 생성형 AI로 제작된 가상 인물이다. 여성의 얼굴 형태를 취하면서도 덥수룩한 콧수염이 난 모습은 이미지 생성 과정에 어떤 오류가 있었음을 암시한다. AI가 AI를 부리는 미래를 묘사한 설치미술가 양아치의 신작 '고스트 1.0.0'이다.서울 신사동 코리아나미술관의 국제기획전 '합성열병'은 급속도로 발전한 생성형 AI를 동시대 작가 9명의 시선에서 돌아본다. 독일 출생의 말레이시아계 작가 로렌스 렉, 싱가포르 설치미술가 호 루이 안 등 국내외 작가의 작품 30여점이 걸렸다. 미술 분야에서 AI 기술의 현주소는 어디인지, 데이터가 권력이 되는 사회는 어떤 모습일지 등을 질문한다.아직은 숱한 오류를 낳는 AI 이미지를 다루면서 전시는 시작한다. 스웨덴 작가 요나스 룬드는 생성형 AI로 제작한 영상작업을 선보였다. 기계에 밀려 직장을 잃는 등 일곱명의 소외된 인물들이 단체로 상담하는 줄거리다. AI가 그려낸 등장인물들의 얼굴은 이목구비가 일그러진 형태다. 이들의 불안한 처지를 상징하는 듯하다.전시 제목은 프랑스 철학자 자크 데리다의 책 <아카이브 열병>(1995)에서 따왔다. 데리다는 역사의 기록인 '아카이브'에 투영된 권력과 욕망을 포착한 뒤 이를 '열병'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전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