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도발 결과 이해하고 계산…김정은, 트럼프·문 대통령 공격 자제"
"美, 대북 적대시 정책 포기 행동 취해야…북미 군사충돌 가능성은 작아"

북한이 미국의 '새로운 계산법' 제시를 요구하며 경고한 연말 시한이 지나더라도 양측이 협상을 통해 교착 국면을 타개할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가 30일(현지시간) 전망했다.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 대사는 이날 자국 타스 통신과 한 연말 인터뷰에서 '북한이 다시 상황을 분쟁 직전으로 몰고 갈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핵실험 재개 등의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러 대사 "상황 엄중하지만 북미 위기 악화 아직 막을 수 있어"
그는 "북한이 폭탄을 터뜨리고 미사일을 발사하기 위해 연말 시한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면서 "북한에선 모두가 그 결과(도발의 결과)를 잘 이해하고 계산하고 있다.

아직 아무것도 정해진 것은 없다.

하지만 상황은 아주 엄중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미국은 제재 압박의 보편성에 대한 확신을 갖고 사실상 북한 지도자(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선택의 여지를 남겨놓지 않았다"면서 미국이 북한에 대해 압박 일변도 정책을 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상황이) 위기로 미끄러져 가는 것을 아직은 막을 수 있다"면서 "만일 우리 북한 친구들이 새해 연휴 뒤에 곧바로 '으뜸패'(최후 수단으로서의 도발 카드)를 꺼내지 않는다면" 새해 1월 1일 이후에도 위기 악화를 막는 방안을 찾는 일이 늦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한 판단의 근거로 "북한이 미국과 남한에 대한 가장 신랄한 성명과 논평을 아직 북한 주민들은 접근할 수 없는 매체들에만 싣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또 "김정은(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대통령)나 문재인(대통령)에 대한 비판적 공격을 자제하고 있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북한 상황에서 이런 세부 사항들은 아주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주장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북한은 미국이 말로만이 아니라 대북 적대시 정책 포기 방향에서 실질적인 무게 있는 행동을 취할 때만 협상 테이블에 앉는데 동의할 것"이라면서 공동 사무소 개소, 종전 선언 서명 등과 같은 미국의 제안에는 이미 북한이 흥미를 거의 느끼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북한에 대한 대결적 압박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그러한 상징적 행보들의 제안은 여기선 '등치고 간 빼먹는 소리'라는 현지 속담 정도로밖에 평가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러 대사 "상황 엄중하지만 북미 위기 악화 아직 막을 수 있어"
마체고라는 러시아와 중국이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제출한 대북 제재 완화 결의안도 '부정적 시나리오'로의 이행을 막으려는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달 초 대북제재 완화를 골자로 한 안보리 결의안 초안을 발의했으나 안보리 전체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

제재 완화 결의안 초안은 북한의 주요 수출품인 수산물과 섬유 수출 금지 및 해외에 파견된 북한 근로자 송환에 대한 제재 해제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마체고라는 리태성 북한 외무성 부상이 약속한 '성탄절 선물'이 아직 나오지 않고 있는 것도 중-러 결의안이 현재 안보리 이사국들의 검토 단계에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해석했다.

그는 위기 악화를 막기 위해 미국으로부터 "아주 특별하고 큰 행보가 필요하다"면서 "진실로 미국 동료들이 그러한 대안을 찾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마체고라는 현재의 북미 대치 국면이 직접적 군사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은 작다고 평가했다.

또 '북한 문제의 영구적 해결을 위해 미국이 북한에 대해 예상치 못한 강력한 무장해제 공격을 가할 가능성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북한을 전격적으로 공격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미국은 그러한 작전 전에 한반도 지역에서 수십만명의 미국 시민을 대피시켜야 한다.

비밀리에 이 일을 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