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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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에 반대하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29일 자정 종료됐다. 오는 30일에는 국회 본회의 처리 절차가 남았다. 이에 앞서 여야는 남은 기간 막바지 여론전을 준비 중이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에선 4+1협의체(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당권파, 정의당, 민주평화당, 대안신당) 내부에서 표가 이탈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29일 여야는 다음날 예정된 표결에 대비해 본격적인 대오 점검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새 임시국회에서 지체없이 공수처법안을 통과시킨 후 '쪼개기 임시국회'를 이어가며 남은 검찰개혁 법안들의 처리를 밀어붙인다는 방침 아래 자유한국당의 '육탄 저지'를 막기 위한 법적 조치에 나섰다.

한국당은 공수처법안에 있어서만큼은 밀릴 수 없다는 각오로 필리버스터를 이어가면서 사퇴결의안 제출로 문희상 국회의장을 압박하고, 장외 여론전 병행으로 투쟁 동력을 끌어올리는 등 저지 전략을 총동원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개혁입법 전략을 논의한다. 민주당은 지난 27일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며 패스트트랙 개혁법안 처리의 마수걸이를 한 만큼, 공수처법을 비롯한 남은 검찰개혁 법안들에 대한 입법 절차에도 박차를 가할 태세다.

우선 공수처법안은 임시국회 회기가 종료된 28일 밤 12시를 기해 한국당이 신청한 필리버스터의 효력이 종결됐으므로, 30일 오전 10시 소집되는 새 임시국회에서 곧장 표결할 수 있다. 이어 임시국회 회기를 3∼4일씩 자르는 '깍두기 전략'을 이어가며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도 잇달아 상정·처리한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은 개혁법안 마련에 동참한 '4+1'(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와의 공조 유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최근 바른미래당 등 4+1 일각은 물론 당내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도 공수처법안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포착되는 데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결과적으로 법안 통과 의결정족수(148석) 사수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보면서도, 만일의 경우에 대비한 표단속에 나섰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주말에도 4+1 야당과 접촉을 이어가며 국회 상황을 확인할 것"이라면서 "선거법 통과에서 봤듯 4+1 대오에는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27일 선거법 표결 당시 한국당이 본회의에서 연단을 점거하고 문희상 국회의장의 의석 진입을 육탄 저지하는 등 충돌 사태가 발생한 것과 관련, 한국당 의원들을 국회선진화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이미 내년도 예산안과 공직선거법 개정안 통과 과정에서 수적 열세를 절감한 한국당은 공수처법안만큼은 사력을 다해 저지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에는 '비례한국당' 등 대응 방안이 있지만, '슈퍼 사정기관' 공수처가 현실화할 경우 뾰족한 방어책이 없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일단 한국당은 필리버스터 전략은 이어가면서, 의사 진행권을 쥔 문희상 국회의장을 향한 비판의 수위를 높이며 잇따른 강행 처리에 따르는 정치적 부담을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문 의장이 선거법을 상정하는 과정에서 국회법 위반 등을 저질렀다며 사퇴결의안 제출 및 형사고발 조치를 예고하는 등 '법적 투쟁'도 계속한다.

검찰이 고위공직자 비위 첩보를 공수처로 우선 보고하게 한 수정안 내용을 정권 보위를 위한 '독소조항'으로 규정하고, 장외집회를 통한 여론전도 펼 예정이다.

공수처법안 표결을 앞두고 '4+1'의 공조에 균열을 내려는 시도 역시 강화할 방침이다. 이는 민주당의 비례정당 창당 가능성을 계속 거론하며 군소야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따른 의석수 증가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점을 부각하는 것이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민주당이 비례정당을 만들 수밖에 없다. 군소야당은 '닭 쫓던 개가 지붕 쳐다보는 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