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연결통로 황룡강 장록습지, 829종 생물 보금자리
우리나라 첫 도심 속 국가습지보호구역 탄생
여론 모으기를 거쳐 '보호'로 결론이 난 광주 황룡강 장록습지는 도심을 통과하는 하천습지다.

삵 등 멸종위기종을 비롯한 829종 야생생물의 서식처인 장록습지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도심에 자리한 국가습지보호지역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23일 장록습지 국가습지보호지역 지정 실무위원회(TF)에 따르면 장록습지는 도심을 통과하는 하천습지로 광산구 호남대학교 인근 황룡강교 일원에서 영산강 합류부까지 3.06㎢에 이른다.

장록습지는 생태계가 단절된 도심에 자리한 지리적 여건으로 특히 주목받는다.

생물 다양성이 기존 보호지역보다 월등한 수준은 아니지만, 도심에 자리한 국가보호습지는 지금껏 없었기 때문이다.

환경부 산하 국립습지센터가 지난해 2월부터 열 달 동안 정밀조사를 시행한 결과 장록습지는 식물플랑크톤을 포함해 서식지 환경 특성을 반영한 생물 829종의 보금자리다.
우리나라 첫 도심 속 국가습지보호구역 탄생
천연기념물이기도 한 수달을 포함해 삵, 새호리기, 흰목물새떼 등 멸종위기종 4종이 서식한다.

상류와 산지의 생태 연결성이 높아 인간 간섭이 낮은 지역을 중심으로 포유류 10종이 출현했다.

도심과 인접한 데도 습지 내 식생이 안정적으로 발달해 산새류와 물새류 등 조류 72종이 서식지로 삼는다.

수심, 하상, 유속이 다양하고 여울과 소가 곳곳에 형성돼 우렁이·다슬기·이매패류 등 담수 무척추동물 48종이 산다.

식물 179종을 확인했는데 물억새·버드나무·달뿌리풀 등이 군락을 이룬 식생은 야생동물 이동통로와 피난처, 휴식처로 이용됐다.

낚시꾼 방문이 잦은 지역에서는 생태계 교란 귀화식물 출현 빈도가 높았다.

피라미, 점줄종개 등 한국특산종 5종을 포함한 어류 25종이 분포했다.

산지보다 하천을 선호하는 양서·파충류가 7종 발견돼 다양성이 비교적 높은 편이다.
우리나라 첫 도심 속 국가습지보호구역 탄생
육상 곤충은 320종에 달했는데 인위적 훼손과 오염이 덜한 상·하류 구간의 다양성이 높았고, 초지대 서식지를 선호하는 종이 주로 발견됐다.

지형은 일부 변화가 이뤄지기는 했으나 60년 이상 자연하천 원형을 유지하며 퇴적지를 넓게 형성했다.

도심과 가까운 만큼 공원과 체육시설이 주변에 자리해 인간 간섭 영향도가 크다.

수질은 양호한 편이나 상류 쪽 경작지에서 흘러들어온 부유물로 탁하고, 지류 하천으로부터 생활하수 등이 유입돼 부영양화 위험이 높다.

장록습지TF 관계자는 "도심에 인접했으나 다양한 야생생물의 서식처인 장록습지는 보전 필요성이 높고 관리가 시급하다"며 "우리나라 첫 도심 속 국가습지보호지역 지정까지 남은 절차를 차질없이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