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만 돈 빌려달라는 전화 다섯 통 받아"
마윈 "올해 中기업인 정말 어려웠던 한 해"
중국의 최고 부호이자 민영 기업인을 대표하는 마윈(馬雲) 전 알리바바 회장이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했던 올해가 기업인들에게 무척 힘든 한 해였다고 회고했다.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중국 본토 매체들에 따르면 마 전 회장은 지난 21일 상하이에서 열린 저장성 출신 기업인들의 송년 행사에서 "2019년은 매우 쉽지 않은 한 해였다"며 "전에는 일부가 어려웠다면 올해는 대부분 기업이 어려웠다"고 밝혔다.

마 전 회장은 저장성 항저우(杭州) 출신이다.

알리바바의 본사도 항저우에 있다.

그는 이 행사 전날에만 친구들로부터 돈을 빌려달라는 전화를 다섯 통이나 받았다는 얘기도 털어놓았다.

또 최근 일주일에만 돈이 필요해 부동산 처분에 나선 지인이 10명이나 됐다고도 했다.

마윈의 이번 발언은 중국 기업인들이 직면한 어려움을 부각하면서 인터넷에서 큰 화제가 됐다.

SCMP는 마 전 회장이 중국 경제의 어려움과 관련해 더 구체적으로 발언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발언은 중국의 부채 증가와 대외 관계 악화 속에서 크게 주목받았다고 지적했다.

최근 봉합 국면에 들어가기는 했지만 작년부터 이어진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 추세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고 중국 민영기업들에 특히 고통이 집중되고 있다.

2010년 10.6%로 정점을 찍은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작년 6.8%까지 내려왔고, 올해는 6.1%가량으로 내려올 전망이다.

기업 이익이 감소하고 적자 기업이 늘어나면서 부채 비율이 높은 민영 기업들을 중심으로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을 막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는 가운데 올해 중국 기업의 회사채 채무불이행(디폴트) 규모는 1천394억(약 23조원) 규모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