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美-아프간탈레반 협상 부정적…이란 고립 시도"
알리 샴커니 이란 최고국가안보 회의(SNSC) 사무총장은 미국과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이 최근 재개한 평화협상을 부정적으로 본다고 밝혔다.

샴커니 사무총장은 18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아프간 국민을 배제한 채 내린 결정이나 전략은 잘못이며 결국 실패할 것"이라며 "탈레반도 엄연히 아프간 국민이지만 아프간 국민 전체를 탈레반이 대표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아프간 상황을 이용해 중국, 러시아, 이란의 국경지대에서 불안을 조성하려 한다"라며 "미국은 아프간 탈레반과 협상해 이란을 고립시키고 싶겠지만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란은 과거에 아프간 문제에 관해 미국에 협조했다가 '악의 축'으로 몰린 적이 있기 때문에 미국이 주도하는 아프간 평화 협상에 참여하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이란 정부는 이날 테헤란에서 '지역 안보 대화' 행사를 열었다.

이 행사에는 중국, 러시아, 아프간, 인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의 안보 담당 고위 인사가 참석했다.

미국과 아프간 탈레반은 올해 9월 18년의 내전을 마무리 짓는 평화협상을 거의 타결할 뻔했다.

이 합의는 미군이 아프간에서 철수하는 대신 탈레반은 아프간 정부와 대화하고 군사 행동을 중단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서명 직전 탈레반이 카불에서 폭탄 공격을 저질러 미군이 사망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중단을 선언했다.

이후 이달 7일 양측의 협상이 재개됐지만 11일 미군이 주둔하는 바그람 공군기지를 탈레반이 공격하면서 잠정 중단됐다.

아프간과 동남쪽으로 국경을 맞댄 이란은 국경지대에서 탈레반과 그 연계조직의 무장 활동으로 탈레반과 관계가 원만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미국이 지난해 탈레반과 협상을 시작하면서 이란 역시 탈레반과 접촉을 늘렸다.

탈레반이 미국과 적대 관계를 청산하게 되면 이란은 미국과 가까운 파키스탄, 아프간을 상대해야 하는 탓에 지정학적, 안보상으로 불리한 처지가 된다.

동시에 이란은 시리아와 마찬가지로 아프간에서도 미국이 철군해 생길 공백을 염두에 두고 탈레반과 대화 통로를 적극적으로 열었다.

이란은 아프간 정부뿐 아니라 탈레반 대표단도 테헤란으로 수차례 초청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