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티븐 프라이의 그리스 신화 : 영웅 이야기 = 스티븐 프라이 지음, 이영아 옮김. 배우이자 작가, 영화감독, 방송 진행자 등으로 활약하는 '만능 엔터테이너' 저자가 새롭게 풀어쓴 그리스 신화 시리즈 가운데 두 번째다.
페르세우스, 헤라클레스, 이아손, 테세우스 등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영웅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야기의 뼈대는 토머스 불핀치나 이디스 해밀턴이 썼던 종래의 그리스 신화와 같지만, 프라이 특유의 입담이 반영된 현대적인 문체를 구사하는 것이 차이점이다.
여자 사냥꾼으로 목숨을 걸고 구혼자들과 경주한 것으로 유명한 아탈리온의 이름에는 '무게가 동등한'이라는 의미가 있다거나 페르세우스에게 당한 세 노파 중 한 명의 이름 데이노는 '무서운'이라는 의미로 '무서운 도마뱀'이라는 뜻의 영어단어 '다이노소어(dinosaur)'에서도 흔적을 찾을 수 있다는 것과 같은 언어적 지식이 책 곳곳에 배어 있다.
또 가축을 중시한 고대 그리스 사회에 대한 설명, 지중해를 '대해'라고 불렀던 당대 사람들의 지리 인식, 아서왕 이야기와 그리 신화의 공통점 등 다양한 분야의 방대한 지식에 관해 읽다 보면 저자의 박식함에 감탄하게 된다.
그리스 영웅의 족보와 등장인물, 이아손의 여로를 설명하는 지도와 올림푸스 신들의 계보도, 메두사를 무찌르는 페르세우스 그림을 비롯한 36점의 도판 등 복잡한 그리스 신화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자료도 풍부하게 실었다.
프라이는 신들의 이야기가 중심인 '스티븐 프라이의 그리스 신화' 1권을 출간한 뒤 이 책을 기본으로 1인극 극본을 만들어 직접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시리즈의 마지막 권은 트로이 전쟁과 그 이후의 이야기를 담을 예정이다.
현암사. 568쪽. 1만9천500원.
▲ 레지스탕스 프랑스 = 이용우 지음. 프랑스의 과거사 청산 문제를 꾸준히 연구해 온 저자가 내놓은 '독일 강점기 프랑스 과거사' 시리즈 가운데 세 번째다.
독일 강점기 프랑스의 협력 혹은 저항사 자체보다는 종전 직후부터 최근까지 수십 년 동안 프랑스인들이 자국의 강점기 과거사를 어떻게 보는지를 주로 살펴본다.
1부에서는 레지스탕스를 둘러싼 과거사 논쟁들을 다루며 2부에서는 프랑스 역사서와 역사 교과서를 통해 전후 프랑스인들이 역사를 서술하는 방식을 분석한다.
3부는 영화 네 편을 통해 독일 강점기 프랑스의 저항과 협력의 역사가 어떻게 기억되고 있는지를 따라간다.
저자가 보기에 독일 강점 4년 동안 프랑스 전 국민이 레지스탕스를 중심으로 단결했다는 '레지스탕스 신화'는 이미 무너졌다.
레지스탕스 출신으로 알려졌던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이 강점기에 벌였던 정반대의 행각이 부각되면서 빚어진 논쟁이나 반세기 전 파리경찰청이 작성한 유대인 파일을 둘러싼 논란, 모두가 대독 협력자이거나 기회주의자였다는 내용의 영화 등이 이를 보여준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보면 레지스탕스 가담자를 프랑스 정부가 발급한 '레지스탕스 전투원' 증명서 26만여 건의 두배인 50만명으로 잡아도 전체 인구의 1.2%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그만큼 레지스탕스에 참여한다는 것이 고통스럽고 위험하며 가치 있는 일임을 보여준다고 할 수도 있다.
저자는 "지금에 이르러 프랑스 레지스탕스의 신화보다는 망각이 더 문제"라고 본다.
그는 "외세의 지배에 저항하고 인간의 자유와 존엄을 위해 투쟁한다는 것 자체가 시공간을 떠나 보편적 가치를 잃지 않는 한 여전히 망각에 맞서는 것은 시민적 의무"라고 썼다.
푸른역사. 344쪽. 2만원.
▲ 정치는 어떻게 시간을 통제하는가 = 엘리자베스 F. 코헨 지음, 최이현 옮김. 민주주의의 이론과 실천에서 시간의 의미를 탐구한다.
국가는 합법적으로 국민의 시간을 통제하고 우리는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일정한 연령이 돼야 투표권과 피선거권이 부여되고 범죄를 저지르면 일정 기간 자유를 박탈당하는 징역형을 선고받고 귀화하려는 사람은 반드시 그 나라에 일정 기간 거주해야 한다는 의무를 지니는 것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그러나 특정한 시간이나 기간에 정치적 의미가 부여될 때 우리는 이유가 무엇인지 질문해야 한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저자는 시간이 민주적 합의 과정에 필수적인 요소일 뿐만 아니라 정치 행위자들이 권리를 거래할 수 있게 해 주는 대단히 중요한 '재화'라고 본다.
또 인종차별적 감금이나 귀화 지연, 낙태 숙려 기간 등에서 보이는 것처럼 국가가 일부 사람들의 시간을 남용하고 차별하는 경우 시간의 가치가 평가절하되는 사람들이 겪는 시간적 불평등에 주목한다.
시간에 대한 정치사상사적 관점들과 정치경제학 이론, 실제 정치 관행과 규범적 분석을 동원해 이제까지 정치학에서 간과됐던 시간의 정치적 가치를 밝히려 한다.
'엘레지의 여왕' 가수 이미자가 후배들과의 무대를 끝으로 66년 음악 인생을 마무리한다.이미자는 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 서울에서 전통가요 헌정 공연 '맥(脈)을 이음' 개최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콘서트를 함께 할 예정인 주현미, 조항조도 자리했다.1959년 '열아홉 순정'으로 데뷔한 이미자는 이후 '동백 아가씨', '여자의 일생', '섬마을 선생님' 등의 곡을 히트시키며 66년간 전통가요의 뿌리를 지켜왔다. 애절하고 깊은 목소리로 6·25 전쟁 이후 우리 국민의 애환을 달래온 대표적인 가수다. 2023년에는 대중음악인 가운데 처음으로 금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이날 이미자는 '은퇴 아닌 은퇴 선언'을 했다. 그는 "은퇴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지만, 마지막이라는 말을 확실히 할 수 있는 때"라고 말했다. 이어 "단을 내리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을 가졌다. '노래를 할 수 없을 때 조용히 그만두는 게 낫지 않을까' 해서 은퇴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은퇴라는 말 대신, 이것이 마지막이라는 말을 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이미자가 말한 '이것'은 오는 4월 26~27일 서울 종로구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후배 가수 주현미, 조항조 등과 함께하는 공연 '맥을 이음'을 의미했다.이미자는 "주옥같은 전통가요를 후배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대를 이을 수 있는 사람을 마련해 공연할 수 있게 됐다. 맥이 끊겨버릴 줄 알았는데 이을 기회가 와서 충분히 마무리를 충분히 지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해당 공연을 끝으로 더 이상의 공연이나 음악 녹음은 없고, 다만 후배들에게 조언해야 할 자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은 저출산 극복을 목표로 내건 미혼 남녀 템플스테이 '나는 절로'에 올해는 외국인을 참가시키는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5일 밝혔다.이 단체의 대표이사인 묘장스님은 이날 서울 종로구 소재 전법회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한국에서 결혼하고 자녀를 낳고 한국인으로 살아가실 수 있는 분들에게 기회를 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배경을 설명하고서 "외국인 참가자는 한국에 정착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분 한정"이라고 말했다.기존에는 1박 2일로 행사를 진행했는데 2박 3일로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묘장스님은 덧붙였다.지난해 실시한 여섯 차례의 '나는 절로'에는 3400여명이 지원서를 냈고 160명이 참가했다. 행사 당시에는 33쌍이 맺어졌으나 현재는 5쌍만 계속 교제 중이라고 재단 관자는 전했다. 작년 참가자 중 결혼이나 출산으로 이어진 커플은 아직 없다.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은 조계종사회복지재단은 대학 인근 사찰과 협력해 청년들에게 점심을 제공해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청년밥심'(心)을 확대 시행하고, 자살 예방을 위한 치유와 돌봄의 선명상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난치병 어린이 치료비 지원 사업도 계속한다. 이 사업으로 지난 24년 동안 1000여명이 도움을 받았다.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4연임을 공개 반대한 박문성 축구해설위원과 박주호 전 국가대표 선수가 해코지를 당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일 "정 회장 측근들이 여러 불이익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강 의원은 이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에서 "축구계 (문제) 현안을 알린 이들이 해코지를 당하고 있다는 제보가 있다"며 "정 회장이 4연임에 성공한 뒤 박문성 위원이 K리그 해설에서 하차했다"고 밝혔다.앞서 박 위원과 박주호 선수는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유튜브,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정 회장을 공개 비판했었다. 특히 박 위원은 지난해 9월 국회 현안질의에 출석해 "정몽규 회장 시대가 끝나는 게 맞다. 무엇이 문제인지 의식이 없고 공감 능력, 풀어나갈 능력이 없다"고 발언했다. 앞자리에 앉아 이를 듣던 정 회장은 굳은 표정을 유지했다.박 위원은 올해부터 '스카이스포츠' 채널 K리그 해설에서 빠졌다. 이 회사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자회사 소유로 박 위원은 지난 2020년 K리그 중계 시작부터 함께한 원년멤버였다. 1년 단위로 계약하는데 이번엔 제안을 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정 회장은 지난 2일 당선 후 첫 행보로 축구종합센터 건설 현장을 찾았다. 정 회장은 선거 과정에서 '사재 50억원 축구센터 기부'를 공약하고 85.7% 득표율로 4연임을 확정했다.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