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국 80여명 참가…소녀상 전시중단 논란 '표현의 부자유전'도

동아시아의 아픈 역사를 예술로 승화하고, 평화를 위해 연대하는 전시가 제주에서 펼쳐진다.

"예술로 동아시아 평화 지킨다"…제주서 '섬의 노래' 특별전
제주4·3평화재단과 동아시아 평화예술프로젝트 조직위원회는 18일 오후 제주4·3평화기념관에서 4·3 71주년 기념 동아시아 평화예술프로젝트(EAPAP·East Asia Peace Art Project) '섬의 노래' 기획특별전 개막식을 열었다.

제주·오키나와·대만 등 동아시아 3개 섬 지역 예술인들의 연대를 기반으로 한 EAPAP는 동아시아 지역에 드리운 전쟁과 제국주의 침탈, 식민지배, 국가폭력의 어두운 역사를 성찰하고 이를 통해 평화를 이야기하는 프로젝트다.

19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4·3평화기념관과 포지션민제주에서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는 한국, 일본, 대만, 홍콩, 베트남 등 5개국 작가 86명이 참가해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는 주제기획전 '섬의 노래'와 '표현의 부자유전@제주' 특별전, '2019여순평화예술제:손가락총@제주' 특별전으로 구성됐다.

주제기획전 제목인 '섬의 노래'는 오키나와 전쟁의 슬픈 이야기를 담은 오키나와 출신 밴드 붐(BOOM)의 노래 시마우타(島鳴·섬의 노래)에서 따왔다.

오키나와의 서사를 가진 노래 제목을 제주·대만과의 연대에 대입하고, 나아가 한반도·홍콩·베트남 등의 역사와 현실을 바탕으로 평화의 메시지를 펼치고자 한다고 주최 측은 설명했다.

"예술로 동아시아 평화 지킨다"…제주서 '섬의 노래' 특별전
'표현의 부자유전@제주' 특별전은 2019 일본 아이치트리엔날레에서 평화의 소녀상 전시를 놓고 검열 논란이 있었던 '표현의 부자유전, 그후'를 초청해 보완한 전시다.

제주 전시에는 아이치트리엔날레 출품 작가 16명 중 12명이 참가하며, 2명이 추가로 출품했다.

김운성·김서경 작가의 '평화의 소녀상'도 만날 수 있다.

이 특별전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일본 사회의 고뇌와 갈등을 공유하고, 한국에서는 평화의 소녀상 문제로만 알려졌던 일본의 예술탄압 문제를 이해해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주최 측은 설명했다.

'2019여순평화예술제:손가락총@제주' 특별전은 여순항쟁일인 10월 19일에 전남 순천에서 열린 전시를 제주로 옮겨온 것이다.

4·3 당시 제주도민을 학살하라는 명령을 거부하고 봉기한 여수 주둔 군인들과 여수·순천 인민위원회의 활동과 항쟁, 학살의 역사를 다뤘다.

주최 측은 "제주, 오키나와, 대만이 가진 항쟁과 학살의 역사를 통해 평화예술은 평화를 노래하는 예술이 아니라 평화를 지키기 위해 반전의 기치를 내세우며 투쟁하는 예술이라는 점을 보여주고자 한다"고 밝혔다.

"예술로 동아시아 평화 지킨다"…제주서 '섬의 노래' 특별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