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인공지능이 사람보다 훨씬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하지만 완벽할 수는 없는 걸까요.

이세돌 9단과 한국판 `알파고`로 불리는 `한돌`과의 경기에서 인공지능이 어이없는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승률이 순식간에 곤두박칠 친 `한돌`은 몇 수를 더 두다가 인간 `이세돌`에게 항복했습니다.

이지효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국산 인공지능의 한계일까, 아니면 어이없는 실수일까.

은퇴를 선언한 이세돌 9단의 마지막 상대는 국산 인공지능 `한돌` 이었습니다.

구글 `알파고`와의 대국에 이어 3년 만에 인공지능과의 재대결입니다

당시 `오늘의 패배는 이세돌이 패배한 것이지, 인간이 패배한 것이 아니다`고 했던 이 9단은,

`기계에게 질 수 없다`는 의지로 이번 대회에서 패배를 설욕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웠습니다.

하지만 승부는 어이없게 끝났습니다.

이세돌 9단이 대국 시작 2시간 만에 92수 끝에 불계승을 거둔 것.

한돌이 자신의 돌이 잡히는 `장문`을 파악하지 못하고 요석을 죽이는 실수를 저지른 겁니다.

<인터뷰> 이세돌 9단

"제가 지금 이기고 기분이 좋아야 하는 건지, 준비를 많이 했는데 허무하게 이겼습니다. 시간이 없겠지만 내일이나 21일 벌어지는 2~3국에서 한돌이 준비를 해야하지 않을까…"

3연패 끝에 가까스로 1승을 올린 구글 `알파고`와의 대결과는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이세돌이 인공지능의 우세를 인정하고 2점을 깔고 시작했지만 허무한 승부였습니다.

<인터뷰> 이창율 / NHN 게임AI팀 팀장

"알파고는 모델을 하나만 썼다고 하면 저희는 모델을 여러개 동시에 써서 여러 사람이 실제 바둑을 둘 때 여러 사람이 의논해서 좋은 수를 내는 식의 기술을 사용했습니다."

앞서 `한돌`을 개발한 NHN은 국산 토종 인공지능 `한돌`이 `알파고`의 수준을 넘어섰다고 자신했습니다.

실제 한돌은 국내 정상급 바둑기사 5명을 모두 이겼고, 올해 세계 AI 바둑대회에서 3위를 차지했습니다.

<인터뷰> 서정연 / 서강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딥 마인드의 `알파고`보다 NHN의 인공지능 실력이 떨어지는 것이죠. 알파고처럼 충분히 준비된 게 아니라…아직은 우리나라 기술력이 떨어져 있는 게 눈에 보이는 거죠."

`쎈돌` `풍운아` 등으로 불리며 세계 바둑계를 주름 잡았던 이세돌 9단,

인간만이 가능한 `신의 한수`로 남은 대국에서도 기계를 넘어서는 위엄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한국경제TV 이지효입니다.
"인공지능의 어이없는 실수"…이세돌, 토종 인공지능에 압승
이지효기자 jhlee@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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