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9일 경제장관회의를 열어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을 정한다. 두 달 만에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하는 데다 재정퍼붓기가 사실상 극대치에 이른 가운데 경제는 악화되는 와중의 회의여서 더 관심이 간다. 2020년은 매년 되풀이되는 의례적인 ‘새해 경제운용계획’ 수립 정도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해가 될 것이다.

산업계와 시장의 1차 관심사는 정부가 제시할 내년도 경제성장률 목표(전망)치다. 그간의 당국자들 말을 종합해보면 2.3~2.4% 선으로 예상된다. 올해 성장률을 감안하면 이 정도의 낮은 목표치도 경제를 살려보려는 정부 나름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봐야 할 판이다. 올해는 4분기 실적이 좋을 경우 2.0%, 2~3분기 기조가 이어진다면 1.9% 정도로 예상되고 있어 2.4%도 쉬운 목표치가 아니다. 우리 경제가 그만큼 가라앉아 있다.

저성장 자체도 문제지만, 내년에도 성장률이 잠재성장률(2.5~2.6%)을 밑돌게 될 것이라는 게 더 큰 문제다. 한껏 재정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잠재성장률만큼의 성장도 못 한다면 정책들이 잘못됐고, 펀더멘털에도 이상이 생겼다고 봐야 한다.

우리 경제를 성장과 발전의 궤도에 제대로 올려놓을 수 있다면 연간 0.1~0.2% 정도의 성장률 변화는 문제가 안 될 수도 있다. 19일 회의에서 정부가 진정 제시해야 할 것은 내년 이후 우리 경제가 나아갈 정확한 방향이다. 재정퍼붓기보다 시장활력 조성, 분배·이전보다 파이 키우기로 큰 방향을 잘 잡는 게 중요하다. 그런 바탕에서 노동시장의 유연성 강화, 감세, 규제 혁파를 통한 기술 혁신, 공유경제 도입 등 4차 산업혁명 파고에 올라탈 숙제를 풀어나가야 경제가 성장한다. 그러자면 무엇보다도 문재인 정부 2년 반의 경제 성적표를 냉철하게 돌아봐야 한다. 그 반성에서 해법도 보일 것이다. ‘폴리페서 장관·실장’ 사이에 끼어 있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경제를 잘 진단하고 필요한 목소리를 내는 것도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