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대선 앞둔 차이잉원 "민주주의 지켜야 표현의 자유 발전"
中업체, '차이잉원에 총통 호칭 과다사용' 시정요구 논란
다음 달 대만 총통선거를 앞두고 한 중국업체가 '독립 성향'인 차이잉원(蔡英文) 총통과 관련해 '총통' 호칭을 과도하게 쓴 영상제작자에게 영상을 삭제하도록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대선 선거운동 중인 차이 총통은 젊은 층의 지지를 얻기 위해 '포터킹'(Potter King)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대만 영상제작자 천자진(陳加晋)이 운영하는 업체를 방문했다.

천씨는 연애 테크닉 등을 보여주는 영상을 만들어왔으며, 차이 총통과 만난 후 관련 내용을 '전 세계에서 최초로 총통을 꼬신 사람'이라는 제목의 영상으로 만들었다.

SCMP는 지난 14일 영상이 게재된 뒤 330만명 이상이 보고 20만명 이상이 '좋아요'를 눌렀지만, 천씨가 영상에서 '총통' 호칭을 지나치게 자주 쓴 게 중국에서 문제가 됐다고 전했다.

중국에서는 차이 총통을 '대만 지도자' 등으로 표현하는데, '총통'이라는 호칭은 대만이 중국의 일부가 아니라는 의미로 읽힐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유튜브나 페이스북 등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천씨는 '팹티튜드'라는 다중채널네트워크(MCN) 업체를 이용해 중국에 영상을 배포해왔다.

중국 업체인 팹티튜드로부터 해당 발언을 삭제하라는 요구를 천씨가 거절하자, 팹티튜드는 '부적절한 언행'을 이유로 15일 천씨와의 모든 파트너십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천씨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러한 회사 측 요구는 터무니없다면서 "회사 측에 내 콘텐츠에 관여하지 말라고 말했다.

우리는 이를 전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차이 총통은 16일 이번 건에 대해 유감을 표하면서, 대만은 표현과 창작의 자유가 보호받는 자유 사회인 만큼 "그러한 요구 대만에서 수용 불가"고 말했다.

이어서 "사람들이 '총통'이라고 부르는 것은 자연스럽고 일반적"이라면서 "민주주의와 국가안보를 지킬 수 있을 때 비로소 경제와 표현의 자유 등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SCMP는 차이 총통의 발언이 대만에서 대체로 호의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면서, 최근 대중국 강경노선과 홍콩 시위에 대한 지지 표명 등으로 차이 총통의 지지율이 상승해왔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