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박물관, 수로문화 조사보고서 발간
금산 어죽부터 강경 새우젓까지…금강의 식문화 역사
금강은 한반도 서남부에서 반원을 그리며 약 400㎞를 흘러간다.

전북 장수 신무산 뜬봉샘에서 발원한 금강은 진안, 무주를 거쳐 충남 금산, 충북 영동과 옥천, 대전과 세종을 지난다.

이후 충남 공주로 들어가 부여, 논산과 전북 익산을 흐르고는 서천과 군산 사이를 가르며 바다로 나아간다.

지난해 한국 수로 문화 조사를 시작하며 한강을 연구한 국립민속박물관이 올해는 금강을 대상으로 삼았다.

그 조사 결과물인 '금강 수로와 식문화' 보고서가 최근 발간됐다.

우승하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는 17일 보고서에서 "금강에 있던 나루와 포구 96개를 확인하고, 하류에서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면서 물과 육지를 각각 잇는 교통로를 파악했다"며 "군산 앞바다에서 출발한 소금배는 논산 강경과 부여, 공주를 거쳐 오늘날 세종시인 부강에 닿았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서 흥미로운 대목은 상류와 하류 지역 간에 크게 다른 음식 재료다.

조선시대 인문 지리서인 '동국여지승람'과 '대동지지'를 보면 상류에서는 쏘가리·은어·가물치 같은 민물고기가 잡혔고, 하류에서는 갈치·민어·삼치 등 바다에 사는 생선이 났다.

이 같은 어획물 차이는 오늘날 식문화에도 영향을 미쳤다.

상류 지역에서는 민물고기를 넣고 푹 끓인 어죽·생선국수·매운탕, 빙어 같은 작은 물고기를 동그랗게 놓고 양념장을 올린 도리뱅뱅이를 즐겨 먹는다.

하지만 하류인 논산 강경에서는 해산물과 소금을 이용해 만든 새우젓과 어리굴젓 등을 상에 올린다.

우 연구사는 "강경에서는 천일염을 1년 정도 묵힌 뒤 젓갈에 사용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짠맛이 나지만 나중에는 단맛과 감칠맛이 돈다"고 말했다.

보고서에는 이외에도 금강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금강에 얽힌 전설을 수록하고, 강성복 충청민속문화연구소장이 쓴 '금강 유역의 어로문화' 논고를 실었다.

민속박물관은 내년에 낙동강 수로 문화와 안동댐·합천댐·임하댐 건설로 고향을 떠난 사람들을 조사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