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입국조직 '코요테' 개입 의심…베네수엘라 난민 유입도 꾸준히 늘어

최근 들어 중미 아이티와 쿠바 난민의 브라질 입국이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남미대륙 북부 가이아나가 주요 경유지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현지시간) 브라질 연방경찰에 따르면 올해 1∼11월 가이아나를 거쳐 브라빌 북부 호라이마 주(州) 봉핑 시를 통해 입국하는 아이티 난민이 1만3천510여 명에 달했다.

지난해 1년간 입국한 아이티 난민 993명과 비교하면 1천260% 큰 규모다.

연방경찰은 가방을 가득 실은 밴이 국경 지역에 도착해 아이티 난민들을 내려주고 나서 돌아가는 모습이 거의 매일 목격되고 있다고 전했다.

연방경찰은 아이티 난민 입국에 밀입국조직인 '코요테(coyote)'가 개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이티 난민들을 돌보는 브라질 가톨릭 단체도 아이티인들이 브라질로 입국하는 과정에서 코요테가 개입하고 있는 게 확실하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9월에는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 주재 브라질 대사관 직원들이 비자 발급을 미끼로 뇌물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브라질 연방검찰은 대사관 직원들이 300∼1천500달러의 뇌물을 받고 비자를 발급해 왔다는 고발을 접수하고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티 국민의 하루 최저임금은 0.73달러다.

세계은행(WB) 기준으로 하루 평균소득 5.5달러 이하 빈곤층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아이티 근로자가 브라질 비자를 가장 싸게 발급받더라도 14개월간 일해서 번 돈을 고스란히 내야 한다는 뜻이 된다.

쿠바 난민들도 가이아나를 경유해 호라이마 주로 입국하는 경로를 이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방경찰 자료를 기준으로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1월까지 입국한 쿠바 난민은 3만1천600여 명에 달한다.

한편, 베네수엘라 난민 유입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브라질 법무부 산하 국립난민위원회(Conare)는 올해 1∼9월 전체 난민 신청 5만8천800여건 가운데 베네수엘라 출신이 3만9천345건으로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아이티(9천995건)와 쿠바(3천90건), 중국(1천252건), 방글라데시(561건) 등이 뒤를 이었다.

브라질 법무부는 자국의 극심한 경제난과 사회 혼란을 피해 국경을 넘은 베네수엘라 난민 2만1천여 명에게 이달 초 난민 자격을 인정했다.

베네수엘라에서 '국민 엑소더스(대탈출)' 사태가 벌어진 이후 브라질 정부가 이처럼 대규모로 난민 자격을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