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세계에서 세번째로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한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2.9%로 집계됐다. 이 비율은 43개 조사 대상국 가운데 여덟번째로 높았다. 가계부채 규모가 세계 상위권인 것은 물론 증가 속도도 주요국 가운데 최상위권으로 나타났다.

올 6월 말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작년 6월 말과 비교해 2.6%포인트 상승했다. 이 같은 상승폭은 홍콩(4.3%포인트)과 중국(3.9%포인트)에 이어 세 번째로 컸다.

한국 가계부채는 전체 경제 규모보다 더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2010년 3분기 한국의 가계부채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9.7% 늘어나며 같은 기간 명목 성장률(8.3%)을 앞질렀다. 가계부채 증가율이 명목 성장률을 웃도는 양상은 2010년 3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36분기 연속 이어졌다. 가계부채 증가율이 하락했지만 성장률은 더 큰 폭으로 떨어진 여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가계신용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은 2017년 4분기 7.9%에서 매분기 낮아져 지난 2분기에는 4.7%로 떨어졌다. 명목 성장률의 경우 2017년 4분기에 4.7%에서 올해 1분기(1.2%), 2분기(1.3%)에는 1%대 초반으로 내려갔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