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법 "피해자 회복 못 해…가족의 엄벌 탄원 고려"

평소 알고 지내던 주민을 무자비하게 폭행해 뇌사 상태에 빠트리고, 금품을 빼앗은 50대 전과자가 항소심에서 형량이 늘었다.

지인 뇌사 빠트리고 금품 강탈한 50대 항소심서 징역 20년
대전고법 청주재판부 형사1부(김성수 부장판사)는 강도 상해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 모(53) 씨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20년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김 부장판사는 "피해자가 여전히 인지기능 회복하지 못해 가족의 정신적 피해가 막대하다"며 "피고인이 반성하고 있지만, 피해자 가족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어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 씨는 지난 2월 15일 오전 청주시 서원구 현도면의 한 단독주택에서 집주인 A(60) 씨를 수차례 폭행하고, 예금통장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절도죄 등으로 4차례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김 씨는 2017년 말 출소 뒤 일용직 근로자로 일하면서 공사 현장 인근에 사는 A 씨와 안면을 트게 됐다.

사건 당일 김 씨는 A 씨의 일을 도와주겠다는 핑계로 집 안으로 들어간 뒤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김 씨는 주먹으로 A 씨의 얼굴 등을 때리고 협박해 통장을 빼앗은 뒤, 집 밖으로 도망치려는 A 씨를 붙잡아 재차 무자비하게 폭행했다.

김 씨의 폭행으로 머리를 심하게 다친 A 씨는 사건 발생 5시간 뒤 가족들에 의해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뇌사 상태에 빠졌다.

범행 직후 대전으로 달아난 김 씨는 통장 뒷면에 적힌 비밀번호를 보고 4차례에 걸쳐 현금 290만원을 인출해 쓰는 한편 도피 과정에서 다른 사람의 승용차를 훔쳐 탄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주변 CC(폐쇄회로)TV 등을 분석해 범행 발생 엿새 만에 세종시의 한 모텔에 숨어 있던 김 씨를 붙잡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