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해묵은 노사 갈등… "아직 끝난 것은 아냐"
호남고속 노사 협상 일부 진전…파업 불씨는 남아(종합)
민주노총 소속 호남고속 노조가 사용자 측과의 협상 진전에 따라 파업을 일단 유보키로 했다.

당분간 정상적인 버스 운행이 예상되나 해묵은 노사갈등은 여전해 파업의 불씨는 남아 있다.

13일 전북도와 전주시 등에 따르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호남고속 지회는 전날 사용자 측과 징계 철회 등에 대한 협상을 마쳤다.

협상에서 사용자 측은 쟁의행위를 한 민주노총 소속 지회장에 대한 징계를 철회하고, 노조는 부당노동 행위 구제 등에 대한 법원의 판결이 나올 때까지 쟁의행위를 중단하기로 했다.

이날로 예정됐던 시내·시외버스 파업도 유보하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전북의 시내·시외버스 기업인 호남고속과 민주노총의 갈등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호남고속 버스 기사 20여명은 2010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에 가입하고 단체 교섭을 요구했으나 사용자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호남고속은 다수 노조인 한국노총 조합원과만 교섭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헌법에 보장된 노조의 권리를 인정하라"며 파업에 돌입했다.

정치권과 행정 당국의 중재에도 파업은 장장 3년 동안 이어졌고, 이후 민주노총이 단체교섭에 제대로 응하지 않았다며 사용자 측을 처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노사의 법정 다툼으로 번졌다.

지루하게 이어진 송사는 지난달 대법원이 "사용자 측이 정당한 이유 없이 노조의 요구를 거부하였음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며 호남고속의 손을 들어주면서 일단락됐다.

다만 법원이 재판 과정에서 민주노총의 단체 교섭권에 대해서는 일부 인정하는 취지의 판단을 내려 교섭권의 시효를 둘러싼 또 다른 재판이 진행 중이다.

공윤식 공공운수노조 버스지부 법규국장은 "지회장에 대한 징계를 철회하기로 노사가 합의함에 따라 쟁의행위도 중단하기로 했다"며 "아직 파업 여지가 끝났다고 단정할 수 없으며 단체교섭권 시효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지켜보고 조합원들과 대응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