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속에 명화가'…伊서 도난 22년만에 클림트 작품 되찾은 사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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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피아첸차 갤러리서 사라진 '여인의 초상' 건물 외벽서 발견
전문가들 "상태 훌륭, 진품으로 판단"…시가 790억원대 가치 추산
22년 전 이탈리아의 한 갤러리에서 도둑맞은 유명 화가의 그림이 해당 갤러리 건물 벽 속에서 원래 그대로의 상태로 발견돼 화제가 되고 있다.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ANSA 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북부 도시 피아첸차의 리치 오디 갤러리 앞 정원에서 가지치기하던 한 인부는 작업 도중 예상치 못한 물건을 발견했다.
갤러리 건물 외벽을 덮은 담쟁이덩굴을 손보다가 우연히 금속으로 된 작은 문을 보게 됐고, 그 문을 열자 협소한 공간 안에 검은 쓰레기봉투에 담긴 그림 한 점이 있었던 것이다.
인부는 "쓰레기가 들어있는 줄 알고 대수롭지 않게 봉투 속을 들여다봤는데 놀랍게도 그림이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벽속에 숨겨진 그림'…이탈리아서 도난 22년만에 클림트 작품 되찾아 / 연합뉴스 (Yonhapnews)
인부로부터 신고를 받은 갤러리측도 그림을 보고서 소스라치게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약 22년 전인 1997년 2월 갤러리에서 도난당한 그림과 너무나 흡사했기 때문이다.
해당 그림은 '아르누보의 대가'로 꼽히는 오스트리아 출신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가 1917년 그린 '여인의 초상'이다.
말년인 1916∼1918년 사이 완성된 여러 개의 여인 초상화 가운데 하나라고 한다.
이 도난 사건은 지금도 이탈리아 미술계의 최대 미스터리 가운데 하나로 남아 있다.
그림은 당시 누군가의 침입 흔적조차 없이 감쪽같이 사라져 갤러리와 수사당국을 당혹케했다.
건물 지붕의 채광창 옆에서 액자를 발견한 경찰은 누군가가 채광창을 통해 낚싯줄로 벽에 걸려있던 그림을 끌어 올린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범인은 물론 도난된 그림도 끝내 찾지 못했다.
경찰은 당시 갤러리 내부자 소행일 가능성을 의심했으나 관련 증거를 확보하는 데는 실패했다고 한다.
이탈리아 미술계에선 이 그림이 1969년 시칠리아의 한 성당에서 홀연히 사라진 카라바조 그림에 이어 두 번째로 가치 있는 도난 미술품으로 회자했다.
현지 미술계는 이 그림이 시가로 6천만유로(약 793억원)의 값어치를 지닌 것으로 본다.
갤러리의 한 관계자는 "그림 상태가 매우 훌륭하다"면서 감격스러운 심정을 전했다.
그는 "그림이 도난된 뒤 갤러리 전체를 샅샅이 뒤졌는데도 흔적조차 찾지 못했었다"면서 "이처럼 인적 드문 외진 벽 속에 고스란히 감춰져 있었다는 게 놀라울 정도"라고 말했다.
갤러리 측은 진품인지 여부가 확인될 때까지 그림 회수와 관련한 공식 발표를 미루고 있으나 그림을 본 전문가들은 클림프가 1917년 그린 게 맞는다는 최초 감정 의견을 냈다고 한다.
그림에 찍힌 인장과 덧칠된 왁스의 상태 등을 토대로 이같이 판단했다.
그림이 발견된 건물 외벽 속 공간이 원래 있던 것인지, 해당 그림이 언제부터 그곳에 숨겨져 있었는지 등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그림이 장기간 그 공간 안에 있었다면 어떻게 변질하지 않고 원 상태 그대로 보존될 수 있었는지도 의문이다.
경찰은 갤러리로부터 해당 그림을 넘겨받아 다시 수사의 실마리를 찾기 시작했다.
아울러 전문가에 공식 감정을 의뢰해 그림의 진품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감정 결과는 수일 안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전문가들 "상태 훌륭, 진품으로 판단"…시가 790억원대 가치 추산
22년 전 이탈리아의 한 갤러리에서 도둑맞은 유명 화가의 그림이 해당 갤러리 건물 벽 속에서 원래 그대로의 상태로 발견돼 화제가 되고 있다.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ANSA 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북부 도시 피아첸차의 리치 오디 갤러리 앞 정원에서 가지치기하던 한 인부는 작업 도중 예상치 못한 물건을 발견했다.
갤러리 건물 외벽을 덮은 담쟁이덩굴을 손보다가 우연히 금속으로 된 작은 문을 보게 됐고, 그 문을 열자 협소한 공간 안에 검은 쓰레기봉투에 담긴 그림 한 점이 있었던 것이다.
인부는 "쓰레기가 들어있는 줄 알고 대수롭지 않게 봉투 속을 들여다봤는데 놀랍게도 그림이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인부로부터 신고를 받은 갤러리측도 그림을 보고서 소스라치게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약 22년 전인 1997년 2월 갤러리에서 도난당한 그림과 너무나 흡사했기 때문이다.
해당 그림은 '아르누보의 대가'로 꼽히는 오스트리아 출신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가 1917년 그린 '여인의 초상'이다.
말년인 1916∼1918년 사이 완성된 여러 개의 여인 초상화 가운데 하나라고 한다.
이 도난 사건은 지금도 이탈리아 미술계의 최대 미스터리 가운데 하나로 남아 있다.
그림은 당시 누군가의 침입 흔적조차 없이 감쪽같이 사라져 갤러리와 수사당국을 당혹케했다.
건물 지붕의 채광창 옆에서 액자를 발견한 경찰은 누군가가 채광창을 통해 낚싯줄로 벽에 걸려있던 그림을 끌어 올린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범인은 물론 도난된 그림도 끝내 찾지 못했다.
경찰은 당시 갤러리 내부자 소행일 가능성을 의심했으나 관련 증거를 확보하는 데는 실패했다고 한다.
이탈리아 미술계에선 이 그림이 1969년 시칠리아의 한 성당에서 홀연히 사라진 카라바조 그림에 이어 두 번째로 가치 있는 도난 미술품으로 회자했다.
현지 미술계는 이 그림이 시가로 6천만유로(약 793억원)의 값어치를 지닌 것으로 본다.
갤러리의 한 관계자는 "그림 상태가 매우 훌륭하다"면서 감격스러운 심정을 전했다.
그는 "그림이 도난된 뒤 갤러리 전체를 샅샅이 뒤졌는데도 흔적조차 찾지 못했었다"면서 "이처럼 인적 드문 외진 벽 속에 고스란히 감춰져 있었다는 게 놀라울 정도"라고 말했다.
갤러리 측은 진품인지 여부가 확인될 때까지 그림 회수와 관련한 공식 발표를 미루고 있으나 그림을 본 전문가들은 클림프가 1917년 그린 게 맞는다는 최초 감정 의견을 냈다고 한다.
그림에 찍힌 인장과 덧칠된 왁스의 상태 등을 토대로 이같이 판단했다.
그림이 발견된 건물 외벽 속 공간이 원래 있던 것인지, 해당 그림이 언제부터 그곳에 숨겨져 있었는지 등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그림이 장기간 그 공간 안에 있었다면 어떻게 변질하지 않고 원 상태 그대로 보존될 수 있었는지도 의문이다.
경찰은 갤러리로부터 해당 그림을 넘겨받아 다시 수사의 실마리를 찾기 시작했다.
아울러 전문가에 공식 감정을 의뢰해 그림의 진품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감정 결과는 수일 안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