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민주화네트워크 창립 20주년 기념 세미나…북한 인권 문제 강조하기도
"北주민들 '시장 마인드' 발달…유일체제 관련 정치의식도 변화"
국내외 북한 전문가들이 북한의 변화된 모습을 이야기하고 전망을 공유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북한민주화네트워크는 10일 창립 20주년을 기념해 서울 마포구 시그니처 컨벤션 웨딩에서 ''김정은의 북한, 무엇이 변했고 무엇이 변하지 않았는가'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북한 주민들의 의식 변화가 두드러진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북한이 경제적 측면에서 개혁과 개방의 길로 나가면서 북한 주민들에게 '시장 마인드'가 안착했다고 분석했다.

김영환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은 "북한은 시장에 의존하지 않고는 경제가 정상적으로 돌아가지 않게 돼 시장이 엄청난 자생력 가지고 지속해서 확대돼 왔다"며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의 적극성, 역동성, 시장 마인드 등이 굉장히 발달해 있다"고 밝혔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북한 경제는 시장화 쪽으로 변화를 지속할 것"이라며 사실상 중소 국유기업의 사유화가 진행 중이며 대대적인 주택 민영화 가능성도 예상했다.

다만 "북한의 시장경제는 정권 등 특수 기관이 지배하는 독과점, 지대 추구형 시장경제"라며 "시장화의 진전은 체제 약화를 의미하지 않으며, 민생이 증진되지도 않는다"고 지적했다.

유일 체제에 대한 신뢰와 수령 우상화와 관련해 정치적인 의식이 변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26년간 북한을 취재했다는 이시마루 지로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대표는 "(북한 주민들도)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중국보다 한국이 잘 산다는 것을 안다"며 "자기가 사는 조건을 객관화시키고 세계에서 북한 주민들이 어느 정도인가, 자유도가 얼마 정도인가를 생각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 주민들이 2017년 한국의 대통령 탄핵 보도를 접하면서 "우리도 대통령으로 능력 있는 사람을 뽑으면 좋겠다 등의 말을 하기 시작했다"면서 "북한 주민들은 한국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 민주화와 주민들의 인권 개선을 위해 한국 정부를 비롯해 국제 사회가 공세적인 태도를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권은경 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ICNK) 사무국장은 "북한 당국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인권 논의부터 하도록 한국 정부가 앞장서는 정책을 해야 한다"며 "인간의 생명을 이야기하는 인권 정책에 있어 어떠한 조건도 가치가 없다는 것을 북한 당국에 장기적으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