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에 최후통첩…"합의 손바닥 뒤집듯 뒤집어", "아스팔트 중독당"
與 "오늘이 마지막 기회"…예산·패스트트랙法 일괄처리 수순
더불어민주당은 9일 자유한국당 없이 이날 오후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공조로 예산안을 처리하겠다며 한국당에 '최후통첩'을 날렸다.

한국당을 뺀 '4+1' 체제로 예산과 민생법안, 나아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일괄처리 수순에 사실상 돌입한 것이다.

민주당은 전날부터 이날 오전까지 이어간 한국당과의 예산 협의를 한 끝에 한국당에 협상 의지가 없다고 판단, 이미 마련한 '4+1' 예산안 수정안을 이날 오후 2시 본회의에 제출해 처리한다는 입장을 정했다.

민주당은 한국당이 전날 의원총회에서 '예산안 합의가 완료되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신청을 철회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은 같은 날 원내대표간의 '10일 예산안 처리' 합의 파기라고 보고 있다.

민주당은 예산안 수정안의 본회의 제출 시점을 이날 오후 2시로 못박으며 마지막 압박에 나섰지만, 이때까지 한국당에 협상의 문을 완전히 닫지는 않고 여지를 남겨뒀다.

민주당은 이날 원내대표단-상임위원회 간사단과의 연석회의와 의원총회 등을 잇달아 열며 분주히 대응 전략을 논의했다.

민주당은 한국당의 입장변화가 없을 경우 '4+1' 공조만으로 이날 본회의에서 쟁점없는 민생법안 처리에 나서고 오후에 예산안을 처리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예산안 합의 처리를 위해 최종적인 노력을 하고 그게 안되면 어제 말한 대로 오늘 오후 2시에 '4+1' 수정안을 제출해서 상정하고 처리하는 과정으로 들어가면 어떤가 한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예산심사가 조금 혹독하게 말하면 '예산심사 쇼'로 그쳤다"며 "하루 일정을 벌기위한 '알리바이' 과정에 불과했다는 불쾌감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전해철 의원은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오후 2시 예산안 수정안 제출·처리 방침과 관련해 "충분히 가능하며 아마 오후에 처리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 의원은 한국당과의 예산 협의에 대해서는 "오늘 오전 9시까지 (협의)에서 이견이 굉장히 크고 합의가 되지 않아 원내대표 간에 의논을 했는데 더 논의하는 것은 어렵다고 했다"고 말했다.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한국당에게 예산안의 정상적 처리는 물론 국회 정상화에 아무런 의지도, 뜻도 없다는 것이 명확해졌다"며 "민주당은 더는 한국당의 '민생 폭거'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조 정책위의장은 "오늘 본회의가 한국당이 국회로 복귀할 수 잇는 마지막 기회"라며 "필리버스터의 조건없는 철회와 예산안·민생법안 처리 합의를 지키라"고 촉구했다.

고용진 의원도 "한국당은 어제 의원총회에서 3당 원내대표간 합의의 잉크가 마르기 전에 사실상 이를 뒤집는 결정을 내렸다"며 "당리당략 앞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정당간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뒤집는 예의없는 모습을 반복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은 이날 한국당이 본회의에서 '유치원 3법' 등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시도할 가능성에 대비해 '맞불 필리버스터' 준비도 검토하는 등 대응책도 검토중이다.

동시에 민주당은 한국당이 장외집회를 하기로한 것을 두고서도 "아스팔트 중독당"이라고 비판하며 한국당을 거세게 몰아세웠다.

이 원내대표는 "국회를 봉쇄하고 국민의 삶에 족쇄를 채워둔 채 '아스팔트'로 나가는 것이 어처구니 없다"며 "아예 '아스팔트 중독당'이라고 불러도 할 말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이날 한국당과의 협상이 최종 결렬될 경우 '4+1' 공조를 통해 예산은 물론 이후 임시국회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도 기존 계획대로 밀고 간다는 방침이다.

원내관계자는 통화에서 "결국 한국당과 예산안 협의가 불발되면 11일부터 시작되는 임시국회에서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