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클럽 성명 내고 우려 표명…"요청 불응시 폐쇄까지 시사"
태국 경찰, 반정부행사 외신클럽 기자회견 취소 압력
태국 경찰이 내달 예정된 반정부 행사 관련 외신기자클럽 기자회견을 취소하라는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10일 태국외신기자클럽(FCCT)에 따르면 태국 경찰은 최근 FCCT에 반정부 행사와 관련된 기자회견 개최 취소를 요구했다.

해당 기자회견은 태국학생연합(SUT)이란 단체가 주축이 돼 새해 첫 달 12일 방콕 중심부에서 개최할 예정인 '독재자에 반대하는 달리기' 행사에 대해 외신기자들을 대상으로 설명하기 위한 자리였다.

FCCT는 이와 관련, 전날 밤 페이스북에 올린 성명서를 통해 "기자회견을 취소하라는 태국 경찰의 압력이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FCCT는 "지난 주말 FCCT는 룸피니 경찰서로부터 다음 달 '독재자에 반대하는 달리기' 행사에 관여된 단체가 한 예약을 취소하라는 요청을 받았다"면서 "경찰은 행사 제목이 '불쾌하다'면서 해당 행사가 그들이 말하는 '말썽을 일으킬 것 같은 군중' 사태를 불러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경찰은 요청에 응하지 않을 경우, FCCT에 심각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면서 폐쇄 가능성도 시사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행사 주최 측은 기자회견을 예약한 단체와 연락해 다른 기자회견 장소를 물색하기로 했다고 FCCT는 전했다.

이와 관련, FCCT는 "지난 5년의 군부 통치 기간, FCCT는 자체 또는 외부 인사들이 예약한 행사 중 일부를 취소해야만 했었다"면서 "그때 경찰은 군 당국의 지시를 받는 만큼, 자신들은 물론 FCCT도 행사 취소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설명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태국은 지난 5월 이후로 민간 정부가 들어서 활동 중이고, 이는 언론 자유를 억제하는 명령은 물론 심지어 시사하는 행위 또한 과거의 일로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FCCT는 "우리는 앞으로도 표현의 자유와 반대 의견을 피력하는 정치적 관점에 중점을 둔 많은 행사를 주최할 계획"이라면서 "이런 행사가 태국의 미래에 대한 더 광범위한 논의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내달 예정된 반정부 집회와 관련, 제3당인 퓨처포워드당의 타나톤 중룽르앙낏 대표는 최근 언론 브리핑에서 "시민들의 분노는 실제로 있다"며 "내달 달리기 대회 형식으로 진행될 반정부 행사가 연립정부를 향한 국민의 정서를 보여줄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는 "지금과 같은 평화로운 정치적 상황에서 이 같은 (총리 퇴진을 촉구하는) 정치적 행동이 타당한지는 결국 우리 사회가 판단할 것"이라면 자신감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지난 8일 발표된 니다폴 여론조사에 따르면 쁘라윳 총리의 집권 6개월에 대한 평가에서 부정적 응답이 59.7%로 절반을 넘었다.

국정을 잘 운영했다는 응답은 39.05%에 그쳤다.

이 여론조사는 11월 29일~12월 3일 태국 전역의 18세 이상 성인 1천27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