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8월 코스피 1,900선에서 깜짝 등장해 2,100포인트 까지 끌어올렸던 주인공은 바로 연기금이었죠.

지난주 목요일까지 21일 거래일동안 외국인들의 대량 매도세에 코스피가 휘청거리면서 다시 연기금의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 증권부 정희형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정기자. 최근 국내 증시 흐름부터 짚어주시죠.

<기자>

네, 코스피 시장에서 지난 11월7일부터 지난 5일까지 21일 연속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이어졌는데요.

그 기간동안 외국인들이 팔아치운 코스피 주식만 5조원을 넘어섭니다.

연기금과 개인은 각각 5,600억여원과 1조5,400억원가량을 매수했지만 외국인이 쏟아낸 5조원을 모두 받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는데요.

때문에 같은 기간 동안 국내 증시는 4%가량 내려앉았습니다.

지난 8월2일 2천선 붕괴를 시작으로 9월24일까지 연기금이 약 4조9천억원을 쏟아 부으며 개인과 외국인이 쏟아낸 물량 5조원을 받아내며 코스피를 2,100선까지 끌어올렸던 상황과는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중요한 건 앞으로겠죠.

지난 5일 이후로 코스피가 별다른 반등 흐름을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시 연기금이 돌아올 여력은 있을까요?

<기자>

네 우선 연기금의 향후 투자여력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연기금가운데 규모가 압도적으로 큰 국민연금을 기준으로 알아볼 텐데요.

지난 11월 말에 발표됐던 9월말 국민연금기금 운용현황에 따르면 2019년말 기준으로 국내주식비중 목표치는 18%입니다.

금액으로 따지면 약 131조6,800억원인데요.

9월말 기준으로 국내주식 보유액은 약 122조2,900억원이고 10월1일부터 어제까지 연기금이 약 1조1,100억원 가량을 사들였으니 대략적으로 계산해보면 123조4천억원 가량 보유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연말 기준으로 보유 목표액이 131조6,800억원이니 차액을 계산해보면 남은 투자여력은 약 8조2,800억원 가량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연말까지 8조원 정도면 매수여력은 아직 꽤 많이 남아있다고 보이는 만큼 시장의 기대감이 클텐데요.

문제는 올해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인데 과연 돌아올 수 있을까요?

<기자>

앞서 말씀드렸듯 지난 8월초부터 9월말까지 연기금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증시를 끌어올린 바가 있었던 만큼 기대감이 큰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너무 큰 기대를 걸기는 무리가 있다고 분석합니다.

먼저 국민연금의 자산배분 계획의 목표비중이 일정 범위 내에서 조절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국민연금은 시장 상황과 기금운용의 장기 전망 등을 고려해 국내주식 목표 비중을 ±5%포인트까지 허용하고 있는데요,

올해 목표치가 18%니까 ±5%를 적용했을 때 13~23% 안에만 들어온다면 목표치를 채운 것이 되는 셈입니다.

9월말 기준으로 이미 17.2%를 채웠으니 이미 목표 비중을 달성했다고 볼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여기에 국민연금이 매년 국내주식 비중을 줄여가는 추세라는 점도 연기금의 대량 매수를 기대하기 힘들 것이란 분석에 힘을 보탭니다.

국민연금의 현재 국내주식 보유 비중은 17.2%인데 내년도 목표 비중은 17.3%로 내년 목표비중에 거의 근접한 상황입니다.

만약 무리하게 국내주식투자 비중을 늘렸다가는 내년에는 비중 조절을 위해 물량을 쏟아내야 하기 때문에 연내 공격적인 국내주식투자 확대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입니다.

결국 올해 남은 기간 동안 국내주식시장에 별다른 반등신호가 없다면 연기금이 굳이 자금을 투입할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 가능해집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럼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연기금의 수급을 이끌어줄만한 요인은 있는 걸까요?

이 부분도 한 번 짚어주시죠.

<기자>

네 가장 먼저 국내 증시가 미중간의 무역협상 추이에 따라 큰 영향을 받는 만큼 미국이 중국을 대상으로 관세부과 여부를 결정하는 오는 15일이 첫 번째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15일 이전에 미국과 중국이 1단계 합의를 이뤄내는 것인데요.

만약 15일 이전에 합의를 매듭짓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연내 협상 타결을 위해 미국이 관세 부과 시한을 연기하고 협상을 이어나갈 것이라는 관측도 속속 나오고 있어 국내증시에 상승 신호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또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올해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았던 반도체 업황이 내년에는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는데요.

이 같은 경기 상황 개선 지표들이 눈에 드러나면서 증시에 훈풍으로 작용한다면 연기금의 구원투수 등판도 기대해 볼만 하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네. 증권부 정희형기자와 얘기 나눠봤습니다.

정희형기자 hhjeo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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