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추가 감염 없어야 재개 가능"…주민들, 조속 재개·보상 요구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으로 올해 10월 2일 경기도 파주지역 안보 관광이 중단된 지 10일로 70일째를 맞았다.

그러나 파주지역 안보 관광이 쉽게 재개되기 힘들 전망이다.

정부가 파주 안보관광 지역 내 설치된 2차 울타리 내의 멧돼지 전수 포획 및 폐사체를 전수 검사해 ASF 추가 감염 가능성이 없는 경우, 위험도가 낮아졌다고 판단 가능할때 관광이 재개될 수 있다는 검토 결과를 줬기 때문이다.

ASF로 70일째 중단된 파주 DMZ관광…재개 장기화 되나
파주시에 따르면 시는 올해 10월 2일부터 ASF 확산 방지를 위해 비무장지대(DMZ) 관광, 시티투어, 임진강 생태탐방 등의 안보 관광을 중단했다.

민간이 운영하는 오두산 통일전망대도 10월 17일부터 휴관에 들어갔다 지난달 5일 재개했다.

DMZ 관광 중단이 장기화하고 개성인삼축제, 파주북소리축제 등 지역의 대표적인 축제가 취소되면서 민통선 내 안보관광지 주민이 운영하는 식당은 찬 서리를 맞았다.

파주시는 지난해와 비교할 때 ASF 발생으로 안보관광지에 83만여명의 관광객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임진각 관광지를 찾은 관광객은 지난해 10∼11월 127만명에서 올해 같은 기간에는 57만8천명으로 69만2천명 줄었다.

민간인 출입통제선 안쪽의 제3땅굴은 지난해 10∼11월 14만9천명에서 올해 같은 기간 4천989명으로 14만4천11명 감소했다.

ASF로 2개월 동안 임진각 관광지와 제3땅굴을 찾은 관광객이 지난해보다 83만6천여명 줄어든 것이다.

안보관광 중단 상황이 길어지다 보니 파주시 민간인 출입통제선 내 주민들은 지난달 안보 관광 재개를 촉구하고 나섰다.

파주시 장단면과 통일촌, 대성동마을 주민 등 100여명은 지난달 8일 오전 통일대교 남단에서 트랙터 5대와 피켓 등을 동원, 안보 관광 재개를 촉구했다.

이들은 "파주시와 정부는 ASF 확산을 막기 위해 10월 2일부터 민통선 내 주민들의 생활 터전인 도라전망대, 제3땅굴 등 안보 관광지를 통제하고 있다"면서 "시와 정부는 아무런 대책 없이 1개월 넘게 통제만 하고 있어 주민들의 생존권을 수호하기 위해 집회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민통선 지역을 특별재난 구역으로 선포하고 피해주민에게 적절한 보상을 하라"고 주장했다.

또 "환경부 장관은 사람이 야생멧돼지 접촉으로 ASF에 감염된 사실이 있는지에 대해 철저히 밝혀달라"며 "안보 관광객은 차량으로 정해진 장소만 견학한다.

관광객이 ASF를 옮긴다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ASF로 70일째 중단된 파주 DMZ관광…재개 장기화 되나
이완배 통일촌 이장은 "민통선 지역의 주요 고객은 모두 외지 관광객인데 안보 관광 중단으로 두 달 이상 식당에 손님이 없다"면서 "안보 관광이 재개될 때까지 주민들은 지속해 집회를 이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앞서 파주시는 안보 관광 재개를 위해 민통선 내 출입 영농인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강화된 방역 대책을 마련하고 추가 방역 시설, 방역 매뉴얼을 정비해 관광객을 맞겠다는 방침이었다.

지난달 초 민통선 지역의 출입절차를 담당하는 군부대와 정부에 DMZ 관광 재개를 위한 협조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농림축산식품부와 환경부 등은 최근 "파주 안보관광 지역 내 설치된 2차 울타리 내의 멧돼지 전수 포획 및 폐사체를 전수 검사해 해당지역에서 멧돼지 ASF 추가 감염 가능성이 없는 경우, 위험도가 낮아졌다고 판단 가능할때 관광이 재개될 수 있다"는 검토 결과를 줬다.

파주시 관계자는 "정부의 공문대로라면 민통선 지역의 야생 멧돼지를 전부 잡아야 안보 관광이 재개될 수 있다는 것"이라며 "민통선 지역은 미확인 지뢰가 묻혀 있고, 야생 멧돼지가 얼마나 있는지 알 수조차 없어 관광 재개가 쉽게 이뤄질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파주에서는 9월 17일 연다산동 양돈농장에서 국내 처음 ASF가 발병한 뒤 지난달 3일까지 5곳의 양돈 농장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ASF 차단 방역을 위해 파주지역 모든 양돈농가의 돼지를 수매하거나 살처분 처리해 없애는 특단의 조치를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