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소보·알바니아, 노벨문학상 시상식 보이콧…한트케 수상 항의
1990년대 말 유고 내전의 참화를 입은 발칸반도의 코소보와 알바니아가 10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노벨문학상 시상식을 보이콧하기로 했다.

코소보의 베기엣 파콜리 외교부 장관은 오스트리아 출신 작가 페터 한트케(76)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스웨덴 주재 자국 대사에 시상식 참석을 거부하라고 지시했다고 AP 통신이 9일 보도했다.

파콜리 장관은 "밀로셰비치와 그의 인종청소 정책을 지지한 작가는 노벨상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보이콧 이유를 설명했다.

알바니아 정부도 코소보 내 알바니아계와 연대하는 의미로 스웨덴 주재 대사를 시상식에 보내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트케는 유고 내전을 주도한 세르비아계를 두둔하고 인종 청소를 부정하는 등의 언행으로 오랫동안 비판을 받아왔으며,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을 때도 이러한 행적이 논란이 됐다.

코소보·알바니아, 노벨문학상 시상식 보이콧…한트케 수상 항의
그는 전범으로 체포돼 구금 생활을 하던 중 2006년 사망한 슬로보단 밀로셰비치의 장례식에서 조사(弔死)를 낭독하기도 했다
유고 대통령 출신인 밀로셰비치는 독립을 원하던 코소보 자치주의 알바니아계 주민에 대한 인종청소를 벌여 수많은 희생자를 낸 인물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개입으로 내전이 종결되기 전까지 1998∼1999년 2년간 1만명 이상이 사망하고 30만명의 난민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소보는 유엔의 신탁통치를 거쳐 2008년 독립을 선포했으나, 세르비아는 현재까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앞서 스웨덴 한림원은 한트케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노벨문학상은 문학·미학적 기준을 바탕으로 수여되는 것으로 정치적인 상이 아니라며 수상자를 번복할 뜻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