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베트남 대학생 한국어 말하기 대회…11명 출전 유창한 실력 뽐내
대상·최우수상 등 총 3명, 충남대·부산대서 어학연수
베트남서 열린 대학생 한국어 대회…구수한 충청 사투리에 폭소
교육부가 주최하고 부설 호찌민시한국교육원과 호찌민시 기술대학(HUTECH)이 함께 주관한 '제2회 베트남 대학생 한국어 말하기 대회'가 7일(현지시간) 호찌민시 기술대에서 열렸다.

베트남 대학생 한국어 말하기 대회는 작년에 시작됐다.

올해 본선 대회에는 대학별 예선을 통과한 학생 11명이 출전했다.

이들을 응원하러 온 친구들이 대회가 열린 기술대학 강당 450석을 꽉 채웠다.

대상과 최우수상 수상자에게는 한국 대학에서 어학연수를 할 기회를 줘 참가를 원하는 학생이 많다고 호찌민시한국교육원 관계자는 전했다.

베트남서 열린 대학생 한국어 대회…구수한 충청 사투리에 폭소
학생들은 '나에게 의미 있는 한국문화나 소개하고 싶은 베트남문화'를 주제로 10분간 발표하고 심사위원으로부터 질문을 받았다.

심사위원은 이정희 경희대 교수, 권세희·조가람 충남대 국제언어교육원 강사, 강남현 부산대 언어교육원장, 신선호 호찌민시한국국제학교장, 김영진 태국한국교육원장 등이 맡았다.

학생들은 심사위원들이 발표내용을 바탕으로 던지는 질문에 적확히 답해야 점수를 잘 받을 수 있었다.

준비한 원고를 달달 외우기만 해서는 안 되고 발표주제를 완벽히 숙지해야 고득점이 가능했다.

발표내용은 예상보다 훨씬 깊이가 있었다.

세 번째 발표자였던 호찌민시 기술대 팜 티 투 꾸인씨는 한국의 아이돌을 주제로 발표하며 엄격한 아이돌 훈련시스템을 소개했다.

꾸인씨는 "아이돌이 되려면 연습생으로 생활하며 열정과 청춘을 쏟아 자유시간을 거의 포기하며 훈련받을 의지가 필요하다"면서 "데뷔 후에는 더 힘든 데 대중의 선택을 받으면 아이돌이 되지만 선택받지 못하면 사라진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아이돌 데뷔에 실패한 뒤 베트남으로 건너와 가수로 성공한 하리원씨를 인생의 '롤모델'로 언급했다.

하씨는 베트남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둔 베트남 인기가수다.

꾸인씨는 "(하씨가) 연습생 때 배운 것이 베트남에서 활동하는 기반이 됐고 결국 베트남 국민을 행복하게 했다"면서 하씨에게서 실패에 굴하지 않고 도전하는 정신을 배웠다고 했다.

베트남서 열린 대학생 한국어 대회…구수한 충청 사투리에 폭소
호찌민시 사범대학의 호앙 티 하인씨는 발표를 시작하며 "안녕하세유"라고 충청도 사투리로 인사해 웃음을 끌어냈다.

한국 사투리를 주제로 발표한 그는 경상도에서 널리 쓰이는 '거시기'와 '쫌'을 여러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단어라고 설명하며 사용법을 보여주는 상황극을 펼쳐 박수를 받았다.

대상은 베트남 국가형성과정과 지역 간 문화 차이를 중부지역에서 남부지역 중심도시 호찌민으로 유학 온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설명한 호찌민시 인문사회과학대 래 티 낌 푸옹씨에게 돌아갔다.

푸옹씨는 "(척박한) 중부지역 응에안성에는 나무로 물고기를 만들어 (밥 먹을 때 반찬 대신) 걸어뒀다는 한국의 자린고비와 비슷한 이야기가 있다"면서 "환경에 따라 형성되는 문화가 다른 만큼 갈등하지 말고 (서로의) 문화를 존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우수상은 한국 사투리를 주제로 발표한 하인씨와 온돌과 김장을 통해 한국의 정 문화를 짚은 빈히엔대학 럼 티 쭉 다오씨가 받았다.

베트남서 열린 대학생 한국어 대회…구수한 충청 사투리에 폭소
대상과 최우수상 수상자에게는 각각 충남대와 부산대에서 어학 연수할 기회를 제공하며 나머지 우수·장려·격려상 수상자에게는 상과 상금을 수여했다.

김천홍 교육부 정책기획관은 "한류와 한국기업 진출로 베트남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면서 "베트남이 내년 아세안(ASEAN) 의장국을 맡게 되는 만큼 베트남과 교류에 더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