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철·백원우·최종구·천경득 등 이미 조사…'정점' 조국 소환 임박한 듯
조국만 남았다…종착지 향하는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 수사(종합)
유재수(55·구속)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감찰이 석연치 않게 중단됐다는 의혹에서 출발한 검찰 수사가 전격적인 청와대 압수수색을 거쳐 의혹의 정점에 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향하고 있다.

조 전 장관은 당시 민정수석이었다.

7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이정섭 부장검사)는 지난 4일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에서 임의제출 형식으로 압수한 자료를 분석하고 있다.

검찰은 청와대 압수수색에서 당시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이 유 전 부시장의 비위를 어느 수준까지 파악했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감찰자료와 보고문건 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미 유 전 부시장 감찰 중단과 관련한 핵심 인물들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

이인걸 당시 특별감찰반장 등 특감반원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감찰 과정에 유 전 부시장의 비위가 어느 수준까지 드러났는지, 감찰을 중단할 만한 이유가 있었는지 등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감찰 중단 논의과정에 관여한 인물로 지목된 박형철 반부패비서관과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도 조사했다.

박형철 비서관과 백원우 전 비서관은 조국 전 장관과 이른바 '3인 회의'에서 유 전 부시장 감찰을 중단하고 사표를 받는 선에서 사안을 마무리하기로 결정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박 비서관은 검찰에서 유 전 부시장 감찰이 '상부 지시로 중단됐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부시장이 재직했던 금융위원회의 최종구 전 위원장과 김용범 전 부위원장(현 기획재정부 1차관)도 최근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청와대로부터 감찰 사실을 통보받고도 자체 감찰이나 징계 없이 그의 '영전'을 도왔다는 의혹 때문이다.

이처럼 '윗선'을 향한 수사가 단계를 밟으며 진행돼 온 만큼, 의혹의 정점에 선 인물이자 청와대 감찰라인 최고 책임자인 조 전 장관 조사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주요 인물에 대한 조사가 일차적으로 마무리됐다는 점에서 조 전 장관의 소환 시기는 이르면 금명간이나 내주 중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출석하면 당시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중단할 필요성이 있었는지, 중단한 근거는 무엇이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 전 부시장은 금융위 감독대상 업체들로부터 각종 금품과 향응을 수수한 혐의가 소명돼 구속된 상태다.

청와대 특감반이 이런 비위를 충분히 파악할 여지가 있었음에도 조 전 장관 등 당시 민정수석실 책임자들이 감찰을 중단시켰는지가 드러나야 직무유기 또는 직권남용죄 적용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다만 조 전 장관이 출석하더라도 검찰이 진술을 받아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앞서 조 전 장관은 부인 정경심 교수의 주식 차명투자 의혹 등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에도 두 차례 피의자로 출석했지만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

조 전 장관의 진술 여부와 상관없이, 검찰은 그간 압수수색 등으로 확보한 물증과 관련자 진술 등을 토대로 조 전 장관을 비롯한 '윗선'의 혐의 입증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윗선' 수사가 조 전 장관에서 멈추지 않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검찰은 과거 유 전 부시장이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김경수 경남지사,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천경득 청와대 선임행정관 등과 금융위 인사를 논의한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천 선임행정관은 유 전 부시장에게 금융위 인사청탁을 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당시 이인걸 전 특감반장을 따로 만나 유 전 부시장 감찰 중단을 요청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천 선임행정관을 최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관련 의혹에 대해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