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3일 함경북도 경성군 중평남새온실농장과 양묘장 조업식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TV가 지난 4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3일 함경북도 경성군 중평남새온실농장과 양묘장 조업식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TV가 지난 4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하노이 노딜' 이후 계속되는 북한의 '통미봉남(通美封南)' 행보는 군사·안보적 불만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향후 미북협상이 성과를 거두더라도 남북관계가 진전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7일 국가정보원 산하 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에 따르면 이상근 연구위원은 6일 '북한의 남한 배제전략과 우리의 대응 방향'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현재의 남북관계는) 통미봉남이라는 표현이 지나치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연구위원은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서 남측의 역할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기저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안전보장과 제재 완화를 얻어내기 위한 대미협상의 경우 남측을 통하는 것보다 '미국 직거래'가 현실적이라는 견해가 깔려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현재의 대북제재 틀에서 남측과의 교류 협력으로 얻을 수 있는 실익이 별로 없다고 보는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이 연구위원은 한미연합훈련과 함께 남한의 군비증강 행보를 북한이 '통미봉남' 기조로 회귀한 중요한 배경으로 내다봤다. 향후 미북협상 과정에서 남한의 재래식 전력 감축도 요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위원은 "미북협상이 궤도에 오른 뒤에는 북한이 남한의 군사공동위 구성을 수용하면서 군비 통제가 남북관계의 최대 쟁점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의 향후 대응 방향과 관련해서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비방 등에는 "당당하게 대응하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자주국방을 위한 군비증강과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군비감축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의 평화 우선 정책과 자주국방 정책 간의 모순이 북한의 남측 배제전략으로 표면화된 상황인 만큼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에 필요한 첨단무기를 제외한 다른 전략자산 확충에서는 유연한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 연구위원은 한미연합훈련의 전면적 유예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도 진단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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