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리 부대 앞 상인·주민들 "20년 전 이미 지정됐어야"

주한미군사령부가 경기 평택에 있는 캠프 험프리스(K-6) 기지로 이전한 지 1년이 넘은 상황에서 평택시가 최근 부대 앞을 관광특구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군 이전 1년 넘었는데"…평택시, 뒤늦게 관광특구 검토
캠프 험프리스보다 규모가 작은 송탄 오산 공군기지(K-55) 주변은 1997년 이미 관광특구로 지정됐다.

안정리 상인들과 지역 주민들은 20여년 전 이미 지정됐어야 할 관광특구가 이제야 검토되고 있는 것을 놓고, 주한미군 평택 이전에 대한 평택시의 준비가 부족했다고 지적한다.

5일 평택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평택시 관광진흥 종합계획' 조사 용역을 마무리했다.

이 용역은 평택 전 지역을 놓고 관광 자원으로 개발할 수 있는 여건을 분석해 전반적인 관광 계획을 수립하는 조사였다.

이번 용역에서는 K-6 안정리 부대 앞을 '안정리 관광특구(가칭)'로 조성할 필요성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관광특구로 지정되면 식품위생법, 도로교통법 등 각종 규제로부터 영업 제한을 덜 받게 된다.

음식점의 경우 테라스 등 공용 공간에 테이블을 놓고 영업하는 것이 가능해지며 도로를 막아 차량 통행을 금지한 상태에서 각종 행사를 열 때도 규제를 덜 받는다.

관할 지자체는 관광특구활성화 사업 공모를 통한 재정지원도 받을 수 있다.

김홍식 안정리 도시재생주민협의체 회장은 "안정리 부대 앞 상인들과 지역 주민들은 K-6 주변이 하루 빨리 관광특구로 지정돼 관광지로서의 특성을 살릴 수 있길 기대한다"며 "송탄 부대 앞은 이미 20여년 전 특구로 지정됐는데 왜 당시 안정리는 제외됐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주한미군 재배치 전략에 따라 캠프 험프리스 기지는 기존 498만㎡(151만평)에서 여의도 5배 면적인 1천467만㎡(444만평)로 3배가량 커졌으며, 미국 본토 밖 미군기지 중 단일기지로는 최대 규모다.

주둔 인원은 미군과 군무원, 그 가족 등을 합쳐 기존 9천명에서 현재 3만3천여명으로 4배 가까이 늘었다.

이에 비해 다소 규모가 작은 오산 공군기지(주둔 1만2천명) 주변 송탄은 1997년 관광특구로 지정된 바 있다.

이에 따라 평택시는 이번 용역 조사 결과를 토대로 안정리 관광특구 추진 필요성에 대한 세부 용역을 추가로 진행한 뒤 특구 추진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 과정에도 수 개월이 더 걸릴 전망이다.

평택시 관계자는 "주한미군 평택 이전이 1년여가 지난 시점에서 안정리 관광특구 추진 여부를 검토하는 것이 늦은 감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며 "이번 용역 결과를 면밀히 분석해 내년 초엔 안정리 관광특구 추진 여부를 조사할 용역 조사를 별도로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