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스 전美재무 "트럼프 무역전쟁 '제 발에 총' 될 수도"
래리 서머스 미국 전 재무장관은 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잦은 보복관세 동원이 역효과를 내고 있다고 경고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이날 미국 CNN 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멈추지 않으면 내 발을 쏘겠다'는 식의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벌여온 무역전쟁 방식을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 영향이 얼마나 부정적일지는 알기 힘들지만, 방향은 명백하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프랑스 등에 대한 관세 부과를 예고하며 무역전쟁 전선을 확대했는데 이런 결정이 미국 경제에 해가 될 것이란 주장이다.

미국 제조업은 최근 4개월 연속 위축되는 양상을 보였는데, 무역전쟁이 중요한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서머스 전 장관은 "(무역 활동의) 불확실성이 경제 활동을 마비시킬 수 있다"면서 1984년 당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의회 국정연설 때 핵전쟁을 표현하면서 쓴 문구인 "결코 승리할 수도 없고 일어나서도 안 된다"는 표현까지 동원했다.

그는 최근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해온 미국 증시도 위태로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우리는 복잡한 시점에 있다.

세계를 대상으로 한 무역전쟁 때문에 상황이 더 취약하다"면서 "시장도 큰 폭으로 떨어질 수 있는 수준이며 이는 평상시보다 더 큰 위험을 제기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 시스템 전체가 이례적으로 취약한 상황이라면서 "경제가 어려울 때 일반적인 대응 방식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규모로 내리는 것이지만 현재는 쉽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연준이 과거 불황 때 0.5%포인트씩 큰 폭의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해 대응했지만, 현재의 초저금리 상황에서는 이 같은 통화정책 수단을 동원하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연준의 기준금리는 올해 들어 세 차례 0.25%포인트씩 인하돼 현재는 1.50~1.75% 수준이다.

서머스 전 장관은 "마이너스 금리로 갈 수는 없다.

사람들이 돈을 침대 밑에 보관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아시아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0년대에 재무부에서 일했고 2008년 금융위기 때는 국가경제위원회(NEC) 의장도 맡았다.

현재는 하버드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