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서울서 외교장관회담…"한중관계 완전한 정상화 공감"(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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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딛고 5년 만에 첫 '서울 회담'…기존 소통채널 이른시일 재가동하기로
한중 정상회담 등 논의…왕이, 美 정면비판하며 韓과 일대일로 협력 희망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4일 회담을 통해 '사드 갈등'을 겪은 한중 관계를 완전히 정상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2016년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반발해 한류 금지와 한국 여행상품 판매 중단 등으로 대응한 중국 당국의 한한령(限韓令) 조치에 어느 정도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양 장관은 이날 오후 4시 10분부터 2시간 20분간 진행된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외교장관회담에서 양국 현안, 한반도 정세, 지역·국제 사안 등을 두루 논의했다.
한중 외교장관회담이 서울에서 열린 것은 약 5년 만으로, 사드 갈등 속에서 한국 방문을 피해왔던 왕이 부장은 강 장관 초청을 받아 이날 방한했다.
양 장관은 회담에서 차관급 인문교류촉진위원회, 차관급 전략대화 등 한중간 기존 소통채널의 활성화에 공감하고 이들 채널을 가까운 시일 내에 다시 열기로 했다고 회담에 배석한 외교부 당국자가 전했다.
이 당국자는 "인문교류촉진위원회에서는 양국 인적교류와 협력사업을 전체적으로 펼쳐놓고 논의하게 된다"면서 "(양측이) 한한령에 대해서 양국관계를 정상궤도로 가져가서 완전히 정상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담에서는 사드 보복조치의 완전한 철회나 한국의 이른바 '3불' 입장 재확인 등 직접적인 요구를 내세우기보다는 큰 틀에서 양국 관계의 발전 방향성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중국 외교부가 내놓은 자료를 보면, 강 장관은 경제, 투자, 체육과 더불어 '사드 보복' 여파가 여전히 미치고 있는 문화와 관광 분야의 교류 심화를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지만 왕 국무위원은 비교적 덜 민감한 분야인 교육, 체육, 지방·청소년 교류를 위주로 언급해 양측이 교류 정상화의 폭과 속도를 놓고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문재인 대통령 정상회담을 비롯한 고위급 교류도 논의됐다.
양 장관은 정상간 교류가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면서 이달 하순 중국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에서 열릴 것으로 알려진 한중일 정상회의 중요성을 평가했다.
양측은 문 대통령이 한중일 정상회의 계기에 베이징에 들러 시 주석을 만날 가능성이나 사드 갈등 속에서 5년째 방한을 미뤄온 시 주석이 내년 방한할 가능성 등 여러 경우를 두고 본격적인 협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왕 국무위원은 한국과 향후의 중요한 고위급 교류 일정을 논의해 계획할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부단히 양국 관계에 새로운 동력을 주입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날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난 왕 부장은 시 주석 방한 관련 물음에 "한국 국민이 그렇게 기대하느냐. 우리는 이웃 나라며 고위층 교류를 강화할 것이다.
(해당 문제에 대해) 채널을 통해 계속 논의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회담에서는 동북아 정세 논의 차원에서 미국의 중거리핵전략(INF) 탈퇴와 중거리미사일 배치 시도 등 중국이 껄끄러워하는 여러 현안도 언급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왕 국무위원은 이날 회담에서 한중 양국이 서로의 입장을 더욱 이해하고 지지하는 가운데 지역의 평화와 안정 유지를 위해 건설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한국이 중국의 전략적 이익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표명한 것으로 읽힌다.
왕 부장은 언론에 공개된 모두발언에서도 무역 협상과 홍콩인권민주주의법안(홍콩인권법안) 제정 등을 둘러싸고 대립 중인 미국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왕 부장은 "중국은 큰 나라가 작은 나라를 괴롭히는 것, 힘만 믿고 약한 자를 괴롭히는 것에 반대하며 남에게 강요하는 것, 다른 국가의 내정에 간섭하는 것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세계 안정·평화의 최대 위협은 일방주의가 국제질서를 파괴하고 패권주의가 국제관계 규칙에 도전하는 것"이라면서 "중국은 한국을 포함해 모든 책임지는 나라들과 함께 다자주의 이념을 견지하고 공평·정의 원칙을 지키며 국제체제와 질서, 세계무역기구(WTO)를 초석으로 하는 다자무역 체제를 수호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패권 다툼 속에서 갈수록 공세적인 외교를 펴는 미중 경쟁구도를 보여준다는 평가다.
왕 국무위원은 한편으로는 미국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이 자국이 주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에 적극 참여해주기를 바란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중국은 일대일로 구상이 한국의 발전 계획과 연결돼 적극적으로 제3국 (진출) 협력을 모색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중국의 경제 영향력 확대 프로젝트인 일대일로를 '빚의 함정'이라고 규정하면서 적극적인 견제에 나서고 있다.
전직 고위 외교관은 "중국 외교부장이 미국의 동맹인 한국에 와서 그같이 말한 것은 북한뿐 아니라 남한을 중국 외교적 영향권 안에 두겠다는 전략적인 목표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날 회담에서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 소집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 백두산 등정에 이르기까지 '연말 시한'을 앞둔 한반도 정세도 폭넓게 논의됐다.
양측은 북한 핵 보유를 용인할 수 없으며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공동 인식을 바탕으로 비핵화 협상 진전을 위해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그러면서도 왕 국무위원은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간 논의 진전을 위해서는 북한의 주장을 경청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조미(북미) 싱가포르 회담에서 도출된 중요 합의는 반드시 실천돼야 한다"며 "조선(북한) 측의 안보 및 발전과 관련한 합리적 관심사는 마땅히 중시되고, 해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장관은 이날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장관 공관에서 만찬을 하며 대화를 이어갔다.
/연합뉴스
한중 정상회담 등 논의…왕이, 美 정면비판하며 韓과 일대일로 협력 희망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4일 회담을 통해 '사드 갈등'을 겪은 한중 관계를 완전히 정상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2016년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반발해 한류 금지와 한국 여행상품 판매 중단 등으로 대응한 중국 당국의 한한령(限韓令) 조치에 어느 정도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양 장관은 이날 오후 4시 10분부터 2시간 20분간 진행된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외교장관회담에서 양국 현안, 한반도 정세, 지역·국제 사안 등을 두루 논의했다.
한중 외교장관회담이 서울에서 열린 것은 약 5년 만으로, 사드 갈등 속에서 한국 방문을 피해왔던 왕이 부장은 강 장관 초청을 받아 이날 방한했다.
양 장관은 회담에서 차관급 인문교류촉진위원회, 차관급 전략대화 등 한중간 기존 소통채널의 활성화에 공감하고 이들 채널을 가까운 시일 내에 다시 열기로 했다고 회담에 배석한 외교부 당국자가 전했다.
이 당국자는 "인문교류촉진위원회에서는 양국 인적교류와 협력사업을 전체적으로 펼쳐놓고 논의하게 된다"면서 "(양측이) 한한령에 대해서 양국관계를 정상궤도로 가져가서 완전히 정상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담에서는 사드 보복조치의 완전한 철회나 한국의 이른바 '3불' 입장 재확인 등 직접적인 요구를 내세우기보다는 큰 틀에서 양국 관계의 발전 방향성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중국 외교부가 내놓은 자료를 보면, 강 장관은 경제, 투자, 체육과 더불어 '사드 보복' 여파가 여전히 미치고 있는 문화와 관광 분야의 교류 심화를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지만 왕 국무위원은 비교적 덜 민감한 분야인 교육, 체육, 지방·청소년 교류를 위주로 언급해 양측이 교류 정상화의 폭과 속도를 놓고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문재인 대통령 정상회담을 비롯한 고위급 교류도 논의됐다.
양 장관은 정상간 교류가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면서 이달 하순 중국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에서 열릴 것으로 알려진 한중일 정상회의 중요성을 평가했다.
양측은 문 대통령이 한중일 정상회의 계기에 베이징에 들러 시 주석을 만날 가능성이나 사드 갈등 속에서 5년째 방한을 미뤄온 시 주석이 내년 방한할 가능성 등 여러 경우를 두고 본격적인 협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왕 국무위원은 한국과 향후의 중요한 고위급 교류 일정을 논의해 계획할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부단히 양국 관계에 새로운 동력을 주입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날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난 왕 부장은 시 주석 방한 관련 물음에 "한국 국민이 그렇게 기대하느냐. 우리는 이웃 나라며 고위층 교류를 강화할 것이다.
(해당 문제에 대해) 채널을 통해 계속 논의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회담에서는 동북아 정세 논의 차원에서 미국의 중거리핵전략(INF) 탈퇴와 중거리미사일 배치 시도 등 중국이 껄끄러워하는 여러 현안도 언급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왕 국무위원은 이날 회담에서 한중 양국이 서로의 입장을 더욱 이해하고 지지하는 가운데 지역의 평화와 안정 유지를 위해 건설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한국이 중국의 전략적 이익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표명한 것으로 읽힌다.
왕 부장은 언론에 공개된 모두발언에서도 무역 협상과 홍콩인권민주주의법안(홍콩인권법안) 제정 등을 둘러싸고 대립 중인 미국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왕 부장은 "중국은 큰 나라가 작은 나라를 괴롭히는 것, 힘만 믿고 약한 자를 괴롭히는 것에 반대하며 남에게 강요하는 것, 다른 국가의 내정에 간섭하는 것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세계 안정·평화의 최대 위협은 일방주의가 국제질서를 파괴하고 패권주의가 국제관계 규칙에 도전하는 것"이라면서 "중국은 한국을 포함해 모든 책임지는 나라들과 함께 다자주의 이념을 견지하고 공평·정의 원칙을 지키며 국제체제와 질서, 세계무역기구(WTO)를 초석으로 하는 다자무역 체제를 수호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패권 다툼 속에서 갈수록 공세적인 외교를 펴는 미중 경쟁구도를 보여준다는 평가다.
왕 국무위원은 한편으로는 미국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이 자국이 주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에 적극 참여해주기를 바란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중국은 일대일로 구상이 한국의 발전 계획과 연결돼 적극적으로 제3국 (진출) 협력을 모색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중국의 경제 영향력 확대 프로젝트인 일대일로를 '빚의 함정'이라고 규정하면서 적극적인 견제에 나서고 있다.
전직 고위 외교관은 "중국 외교부장이 미국의 동맹인 한국에 와서 그같이 말한 것은 북한뿐 아니라 남한을 중국 외교적 영향권 안에 두겠다는 전략적인 목표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날 회담에서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 소집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 백두산 등정에 이르기까지 '연말 시한'을 앞둔 한반도 정세도 폭넓게 논의됐다.
양측은 북한 핵 보유를 용인할 수 없으며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공동 인식을 바탕으로 비핵화 협상 진전을 위해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그러면서도 왕 국무위원은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간 논의 진전을 위해서는 북한의 주장을 경청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조미(북미) 싱가포르 회담에서 도출된 중요 합의는 반드시 실천돼야 한다"며 "조선(북한) 측의 안보 및 발전과 관련한 합리적 관심사는 마땅히 중시되고, 해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장관은 이날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장관 공관에서 만찬을 하며 대화를 이어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