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교 경색' 걸프에 훈풍부나…사우디, GCC회의에 카타르 초청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이 연례행사인 걸프협력회의(GCC·아라비아 반도 6개국으로 구성) 정상회의에 카타르 군주(에미르)를 초청했다고 카타르 국영통신 QNA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QNA는 "에미르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가 10일 사우디 리야드에서 열리는 GCC 정상회의에 초청하는 살만 사우디 국왕의 서한을 받았다"라고 전했다.

매년 연말 열리는 GCC 정상회의는 걸프 지역의 6개 수니파 군주국의 우의를 다지고 현안을 논의하는 행사다.

그러나 최근 2년간 GCC 정상회의는 사실상 파행됐다.

2017년 6월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이 카타르가 테러조직을 지원하고 이란과 우호적으로 지낸다면서 전격적으로 단교하고 인적·물적 교류를 봉쇄한 탓이다.

이 여파로 2017년 12월 쿠웨이트에서 열린 회의에는 카타르만 군주가 직접 참석했다.

쿠웨이트는 카타르와 단교에 가담하지 않고 중재국 역할을 자임한 곳이다.

지난해 12월 리야드에서 마련된 회의에 카타르는 외무담당 국무장관이 군주 대신 참석했다.

GCC 정상회의 주최국이 나머지 5개 회원국 군주에게 초청장을 보내는 것은 의례적인 일이다.

지난해에도 살만 국왕이 셰이크 타밈에게 공식적으로 초청 서한을 전달했으나 카타르 측이 거절했다.

카타르는 사우디 진영의 압박에도 오히려 올해 1월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탈퇴하고 이란과 더 밀착하는 등 독자적인 외교 노선을 택했다.

하지만 지난달 카타르에서 열린 아라비안 걸프컵 축구대회에 단교한 3개국이 모두 대표팀을 보내 단교 선언 이후 처음으로 직접 접촉하면서 해빙 분위기가 감돈다.

이번 GCC 정상회의에 카타르 군주가 직접 참석한다면 단교 뒤 처음으로 정상간 대화가 성사되는 셈이어서 장기화한 걸프 지역의 외교적 위기를 완화하는 해법을 찾을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GCC 회원국은 사우디, UAE, 바레인, 쿠웨이트, 카타르, 오만 등 6개국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