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차별이 심한 인도에서 여성 해군 파일럿이 처음 배출됐다.

3일 인디아투데이 등 현지 매체와 CNN방송에 따르면 인도 해군 시반기(24) 소위가 해군 아카데미의 기본 훈련 등을 마친 뒤 전날 인도 남부 코치 해군기지에 배치됐다.

시반기 소위는 "우리 모두에게 큰 책임이 주어진 것"이라며 "내가 임무를 잘 소화해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소감을 말했다.

인도 해군은 1992년까지 의료 분야에서만 여성 복무를 허용했다.

이후 여군 복무 분야를 확대했지만 시반기 소위 이전까지 여군 조종사는 나오지 않았다.

앞서 인도 공군에서는 지난 5월 여성 전투기 조종사가 처음 배출됐다.

인도 북부 비하르주 출신인 시반기 소위는 어릴 때부터 파일럿의 꿈을 키워왔다.

그는 "10살 때 헬리콥터를 조종한 사람을 보게 됐다"며 "이후 언젠가는 나도 저런 것을 몰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그는 관련 공부를 더 하다가 해군에 입대했다.

시반기 소위는 "대학에 찾아온 해군 모집 장교의 프레젠테이션을 본 뒤 학업을 중단하고 입대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시반기 소위는 도르니에 정찰기를 조종할 예정이다.

구조, 수송, 해양 감시 임무 등을 소화한다.

현재 인도 해군에서는 644명의 파일럿이 복무하고 있다.

한편, 인도에서는 시집을 보낼 때 엄청난 지참금(다우리)을 내야 하는 관습 때문에 여아를 기피하는 등 여성 차별이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여아가 태어날 경우 아예 호적 신고를 안 하는 경우도 많다.

AP통신이 지난해 초 인도 정부의 통계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인도에 호적이 없는 여성의 수는 6천300만명에 달한다.

이에 인도 해군 홍보실은 첫 여성 파일럿 배출과 관련해 "이제 유리천장(glass ceiling)이 깨졌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