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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장관·통신 3사 회동서 요금제 얘기가 왜 나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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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권이 바뀌어도 통신요금 인하 압박은 달라진 게 없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통신 3사 대표들과 만나 5세대(5G) 통신의 중저가 요금제 출시를 요청했다. 주무 부처 장관이 통신 3사에 사실상 ‘5G 보편요금제’ 도입을 강요한 것이다. 정상적인 시장경제를 하는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장면이다.

    통신사들은 “아직 5G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며 “서비스가 좀 더 보편화되면 그때 하겠다”고 답했다. ‘5G 투자는 늘리고 요금은 내리라’는 정부 요구에 난색을 보인 것이다. 이용자들도 할 말이 많다. 통신 3사가 내놓은 지금의 5만원대 5G 요금제도 정부 작품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이용자 기대와 달리 데이터 제공량이 적은 데다 서비스에 대한 불만도 높다. 정부 강요로 3만~4만원대 요금제가 나와도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데이터 제공량은 더 제한되고 서비스 질은 더 떨어질 게 뻔하다.

    정부가 통신요금 개입을 멈추지 않는 배경에는 ‘요금 인가제’가 있다. 1991년 도입 이후 30년 가까이 요금 인가제를 유지해온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1위 통신사업자가 지나치게 낮은 가격으로 경쟁사업자를 시장에서 몰아내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에서 도입됐지만, 지금은 정부의 끊임없는 요금 개입에 따른 ‘담합 논란’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 통신 3사의 요금제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게 이를 말해준다. 요금 인가제 폐지 법안들이 국회에서 발의됐지만 일부 여당 의원과 시민단체는 오히려 요금 인가제를 강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업자들이 결정해야 할 통신요금을 정부가 다 설계하라는 식이다.

    정부가 실효성 있는 통신요금 인하를 원한다면 지금이라도 요금 인가제 등 사전 규제를 폐지하고 요금 차별화, 요금 경쟁을 확대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 정부 부처가 경쟁을 제한하는 정책을 바로잡지 않으면 목소리를 높이겠다고 한 공정거래위원회는 과기정통부의 통신요금 개입에 할 말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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