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탈레반이 정전 요구 거부할 경우 협상 재개 복잡"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수감사절을 기념해 방문한 아프가니스탄 기지에서 전격적으로 정전 협상 재개를 선언한 게 오히려 협상에 혼선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9일(현지시간) 보도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로 18년간 끌어온 분쟁을 종식하기 위한 협상이 재개될 것이라는 전망으로 안도감이 생겨났다"면서도 "그러나 서방 국가의 외교관이나 탈레반 지도자들은 갑자기 협상으로 돌아선 이유를 찾느라 분주했다"고 밝혔다.

정전 요구가 미국 입장으로서는 큰 변화이고 동시에 탈레반으로서는 상당한 양보가 필요한 사안이지만 미국으로서는 이를 요구할만한 수단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는 게 NYT의 지적이다.

"트럼프, 아프간 정전 협상에 혼선 가중"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9월 갑작스럽게 협상 중단을 선언하기 전까지 양측은 거의 타결 직전까지 갔었다.

이런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이 28일 아프가니스탄 방문에서 "그들(탈레반)은 정전을 원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들은 이제 정전을 원한다"고 탈레반의 입장이 변화한 것처럼 발언하자 파문이 일었다.

이에 대해 탈레반 협상팀 관계자는 "미국이 협상 테이블에서 떠났었고, 이제 공은 미국에 넘어간 것"이라며 "문제 해결을 원한다면 미국이 다시 협상에 임하면 되는 것이지 탈레반의 입장은 과거와 같다"고 말했다.

미국이 과거의 실패에서 벗어나 탈레반의 동의를 어떻게 끌어내겠다는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미국은 이미 주둔 규모를 축소하기 시작하면서 협상팀의 협상력은 예전보다 줄어들게 됐다.

지난 몇 달 동안 정전 없이 미군 주둔 병력을 감축해서는 안 된다는 요구를 해온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환영했다.

미군 병력 감축은 가니 정부의 입지 축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가니 대통령은 총을 든 채 미래를 위한 협상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전제 조건으로 정전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탈레반으로서는 일단 전쟁을 중단키로 하면 다시 군대를 모집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미군 철수 전 정전 협상을 실존적 문제로 여기고 있다.

협상 과정을 알고 있는 서방 국가의 한 관료는 "지난번 정전 협상이 종료되는 과정에서 탈레반이 정전에 대해 입장을 바꾼 것은 없다"며 "만약 탈레반이 자신들의 전열을 유지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의 정전 요구를 거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면 공식적 협상 재개는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