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십자사에 보낸 '가입 요청서'도 공개
치열했던 항일투쟁 발자취…한적, 임시정부 시절 태극기 '첫선'
일제강점기 대한적십자사(이하 한적)의 치열한 항일투쟁의 발자취를 담은 특별한 기록물이 29일 공개됐다.

한적과 한국민족운동사학회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적십자 서울사무소에서 '일제강점기 적십자회와 민족운동' 학술회의를 열고 '임시정부 대한적십자회'가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태극기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 태극기는 임시정부 당시 적십자회 이사장(사무총장)인 서병호 목사의 후손이 지난 2005년 한적 100주년을 맞아 기증한 것으로, 외부에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적은 주무관청과 협의해 이 태극기의 문화재 등록을 추진할 계획이다.

1920년 3월 8일 임시정부 적십자회 유럽지부장인 이관용이 스위스 국제적십자위원회에 회원 가입을 요청하는 내용이 담긴 서류도 공개됐다.

한적은 "이 서류는 일본에 대한 임시정부 적십자회의 투쟁, 독립과 설립에 대한 각서, 조직법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며 자주독립국가로 인정받기 위한 임시정부의 외교적 노력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치열했던 항일투쟁 발자취…한적, 임시정부 시절 태극기 '첫선'
당시 적십자회의 인도적 외교활동이 국제사회에서 활발히 이뤄졌음을 짐작게 하는 연구자료가 발표되기도 했다.

이번 학술회의는 임시정부 적십자회 설립 100주년을 맞아 마련된 것으로 김상태 서울대병원 교수, 조규태 한성대 교수, 박환 수원대 교수, 성주현 숭실대 연구교수, 김형목 독립기념관 연구위원 등이 참석해 한적의 항일투쟁 역사를 다각도로 조명했다.

한적은 1905년 고종황제의 칙령 반포를 통해 탄생했지만, 1909년 일본적십자사에 강제합병됐다.

1919년 상해 임시정부가 출범하면서 대한적십자회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했다가 광복 이후 옛 명칭을 회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