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학교 겨냥 혐한 시위한 우익단체 前간부 벌금 540만원
재일 조선학교를 비방하는 혐한 시위를 한 혐의로 기소된 일본 우익 인사에게 벌금형이 내려졌다.

도쿄지방재판소는 조선학교를 겨냥해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특정 집단에 대한 공개적 차별·혐오 발언)를 한 혐의(명예훼손)로 기소된 '재일(在日) 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 모임'(재특회) 전 간부 니시무라 히토시(西村齊) 씨에게 29일 벌금 50만엔(약 540만원)을 선고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니시무라 씨는 2017년 4월 23일 오후 교토(京都)시의 교토조선제1초급학교가 있던 부지 인근 공원에서 "이 조선학교는 일본인을 납치했다", "교장은 국제지명수배돼 있다"고 반복해 외치고 이런 행동을 하는 장면을 인터넷에 올려 조선학교법인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니시무라 씨의 발언이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서 "확성기를 사용하고, 인터넷에 (그 모습을) 올리는 행위를 가볍게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일본인 납치에 관한 발언이 공공성이 큰 사안에 관한 표현이며 공익을 꾀하려는 목적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검찰의 구형(징역 1년 6개월)보다 가벼운 판결에 조선학교 측 법률 대리인은 "부당한 판결이다.

조선학교의 어린이들이 헤이트 스피치 볼 때마다 어떤 생각을 했는지 그에 관한 상상력이 완전히 결핍돼 있다"고 비판했다.

니시무라 씨의 변호인은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항소를 시사했다.

니시무라 씨는 2009년에도 교토 조선학교 인근에서 혐한 시위를 했다가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및 모욕 혐의로 기소돼 2011년에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