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10월 산업활동동향 올해 전망치에 반영"
2021년 성장률 2.4% 전망…"잠재성장률 크게 안 벗어나"
"바닥 다지는 중"이라지만…미중 불확실성에 내년 경제도 불안(종합2보)
한국은행이 내년 경제 성장세가 올해보다 소폭 개선된다고 전망한 가운데 본격적인 경기회복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은은 이날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0%로, 내년과 내후년을 각각 2.3%와 2.4%로 제시했다.

한은은 우선 정부가 연내에 재정 집행률을 끌어올리려 하는 점을 고려해 올해 성장률을 2%대로 냈다고 설명했다.

이환석 한은 조사국장은 "정부가 재정 집행률을 높이려 하는 점을 반영했다"며 "만약 집행률이 예상에 못 미칠 경우 2% 성장률 달성에 하방 리스크가 커질 수 있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날 발표된 10월 산업활동동향 결과는 앞서 한은이 모니터링 한 결과에서 큰 차이가 없다.

9월, 10월 산업활동동향 지표는 이번 경제 전망에 반영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0.4%에 그쳤기 때문에 연 성장률 2.0% 이상을 달성하려면 4분기 성장률이 0.97% 이상을 기록해야 한다.

"바닥 다지는 중"이라지만…미중 불확실성에 내년 경제도 불안(종합2보)
내년 전망치가 올해보다 높다고 해도 경제성장이 여전히 잠재성장률을 밑돌 것이라는 분석은 본격적인 경기 회복 전망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한은은 앞서 2019∼2020년 잠재성장률을 2.5∼2.6%로 추정한 바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내년 경제 전망과 관련해 "내년에 수출과 설비투자가 완만히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내년 성장률 전망치가 잠재성장률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에서 보면 우리 경제의 성장 모멘텀이 강하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경기는 현재 바닥을 다져가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미·중 무역갈등이 내년에도 완전히 해소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민간 경제활력도 크게 살아나기 힘들다는 전망이 나온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내년에는 일부 경제지표에서는 개선 조짐이 나타날 것"이라면서도 "여전히 잠재성장률보다 낮은 수준이라 유의미한 회복세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내후년에는 잠재성장률에 준하는 성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 국장은 "잠재성장률이 추세적으로 낮아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2021년 성장률은 잠재성장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1년 성장률 전망치인 2.4%는 2019∼2020년(2.5~2.6%) 잠재성장률보다는 낮지만, 내후년 이후의 잠재성장률과는 큰 차이가 없다는 뜻이다.

"바닥 다지는 중"이라지만…미중 불확실성에 내년 경제도 불안(종합2보)
내년 전망이 밝지 않지만,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한 것은 앞서 두 차례 기준금리를 내린 점을 고려해 일단 인하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풀이된다.

신 연구위원은 "한은 금통위는 짧게는 4개월, 길게는 6개월가량 시간을 두고 금리 인하 효과가 나타나는지를 보려 할 것"이라며 "최근 경제지표가 기준금리를 내린 지난 10월과 비교했을 때 더 나빠지지 않았다는 점도 동결의 배경"이라고 말했다.

앞서 금통위는 10월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치인 연 1.25%로 내리면서 "향후 거시경제와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의 효과를 지켜보면서 완화 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은이 인하 효과를 지켜보는 대신 기준금리를 두 달 연속 인하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초가 마지막이다.

시장의 관심은 한은이 내년에도 '관망 모드'를 이어갈지 혹은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사상 최저인 연 1.00%까지 낮출지 여부에 쏠리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 정책금리를 1.5∼1.75%로 0.25%포인트 내리면서도 당분간 금리를 동결할 것을 시사해, 전문가들은 한은도 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대내외 경제여건이 나빠질 경우 내년에 한 차례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박석길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저성장과 저물가가 나타날 경우 내년에 금리를 한 번 정도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