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향하는 황교안 대표 (사진=연합뉴스)
응급실 향하는 황교안 대표 (사진=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단식투쟁 8일 만에 의식을 잃어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지만 현재는 의식을 되찾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국당에 따르면, 황 대표는 27일 밤 11시쯤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 설치된 단식장에서 의식을 잃었다. 이 사실은 황 대표 부인이 처음으로 알아차렸고 의료진에게 알리면서 신촌 세브란스 병원으로 후송됐다.

김명연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28일 새벽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앞에서 "전날 밤 11시 24분쯤 구급차로 응급실에 도착한 황 대표가 이날 새벽 0시 50분쯤 의식을 회복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일단 위험한 고비는 넘겼는데 긴장을 풀 수 없는 상황"이라며 "바이탈 사인은 안정을 찾았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황 대표의 상태에 대해 "눈을 뜨고 사람을 알아보는 정도"라며 "저혈당, 전해질 불균형 등 문제 때문에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부터 단식투쟁에 돌입한 황 대표는 지난 22일부터 청와대 앞에 몽골텐트에서 단식을 해왔다.

하지만 난로도 없이 강한 추위 속에서 단식을 했으며 최소한의 소금 조차 섭취하지 않아 23일부터 기력이 급격히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감기 증상까지 겹치면서 급격히 악화돼 말을 거의 하지 못하고 누워만 있었다.
청와대 앞에서 8일째 단식하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7일 밤 응급실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청와대 앞에서 8일째 단식하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7일 밤 응급실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병원을 찾은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렇게 야당 대표가 오랜시간 추위에서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데 (청와대는) 어떤 반응도 없었다"며 "비정한 정권이다"라고 비판했다.

단식 초반 정치인들의 비판만큼 냉담했던 여론은 일부 국민 사이에서 우호적으로 바뀌는 모습도 보였다.

서울대 스누라이프 게시판에는 "앞으로 정치인 단식에 대한 패러다음이 바뀔 듯. 황교안으로 인해 함부로 단식한다고 나설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언론에서 회자되는 문재인, 심상정, 노회찬 단식만 봐도 10일 아니라 한달을 해도 일상생활은 물론 인터뷰나 산보도 가능했는데 진지하게 단식하니 사람 몸이 일주일만에 이렇게 나빠지는 걸 알게 됐다", "이건 진짜 목숨걸고 하는 단식이다", "이번에 황교안 달리 봤다. 어떻게 살아왔는지는 몰라도 최소한 꼼수는 안쓰네", "그동안에도 포장 못하고 요령없다고 느껴졌는데 이번 단식에서 그런 면이 제대로 드러났다. 단식도 FM대로 해버렸다", "단식은 쇼에 불과하다 생각했는데 가장 진정성과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던 한국당에서 이런 모습을 볼 줄은 몰랐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