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경찰에 집회 금지 탄원했더니 일부 단체가 신변 위협"

시각장애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청와대 인근에서 열리는 집회·시위 소음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단체들에 집회 중단을 촉구했다.

맹학교 학부모들, 靑 주변 집회 중단 촉구…"학습·보행권 방해"
서울맹학교학부모회는 28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각장애 학생들의 학습권과 보행권을 빼앗는 집회를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다.

시각장애 아이들을 가르치는 국립 특수학교인 서울맹학교는 집회가 자주 열리는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약 500m 떨어져 있다.

김경숙 학부모회장은 "집회가 몇 달째 계속되면서 매일같이 확성기 소리가 학교까지 들려온다"며 "음성 프로그램으로 책을 읽어야 하는 학생들이 공부에 집중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토로했다.

이어 "학생이 등하교 때나 복지관 이동 시 갑자기 들려오는 큰 집회 소음에 놀라 차도로 잘못 들어가는 등 생명이 위험한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결국 학부모들이 최근 청와대와 경찰에 집회 금지를 탄원했지만 일부 단체가 학교 측에 '앞으로 또 민원을 넣으면 가만두지 않겠다' 등 협박을 가했다"며 경찰에 학생들의 신변보호 요청을 하고 기자회견에도 나섰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앞에서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한기총 포함)가 지난달 3일부터 두 달 가까이 철야 농성 중인 가운데 주말에도 여러 단체가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하는 등 집회가 잇따르면서 인근 주민들도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