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익 강릉상공회의소 회장은 27일 “강릉 발전을 위해선 혁신도시를 유치하고 동해북부선을 조기에 착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호범  기자
김형익 강릉상공회의소 회장은 27일 “강릉 발전을 위해선 혁신도시를 유치하고 동해북부선을 조기에 착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호범 기자
강원 강릉상공회의소는 정부가 계획 중인 제2 혁신도시 지정을 앞두고 강릉이 지정되도록 다음달 ‘강릉혁신도시유치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정부에 대응하기로 했다. 추진위원회는 강릉상의를 중심으로 지방자치단체, 시민사회단체, 대학 등 각계각층이 모여 혁신도시 유치를 위한 서명운동과 캠페인, 홍보활동도 벌일 계획이다. 강릉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KTX 등 교통·관광 인프라가 구축되고 통일을 대비한 동해북부선(강릉~제진 간 104.6㎞) 사업 등을 준비하고 있지만 여전히 국가균형발전에 소외돼 있다는 게 강릉상의의 판단이다.

지난해 4월 취임한 김형익 강릉상공회의소 회장(동림푸드 대표·66)은 2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부의 각종 개발정책에서 제일 소외된 지역은 강원도이고, 특히 영동지역 개발은 늘 후순위였다”며 “정부는 제2 혁신도시 중 하나로 강릉을 선정해 동해안시대 거점도시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2005년 시작한 제1 혁신도시는 이전 공공기관과 지역혁신 주체 간 선순환고리를 조성하지 못했다”며 “강릉은 건강, 웰빙, 교육, 문화, 레저 등의 생활인프라와 동해안경제자유구역, 강릉과학산업단지 등 산학연관 클러스터가 구축돼 있어 이전 기관과 상생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릉상의는 1947년 일제강점기 때 지역의 뜻있는 기업인들이 일본 기업인의 수탈에 대항하기 위해 설립해 올해로 72주년을 맞았다. 강릉·평창지역을 중심으로 250여 개 회원사가 활동하고 있다.

김 회장은 “혁신도시 유치와 함께 동해북부선 사업도 조기에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해북부선 사업은 총연장 104.6㎞의 강릉~제진 구간을 연결하는 사업이다. 이 구간은 부산에서 북한 안변까지 연결되는 동해선 철도 중 유일하게 미연결된 구간이다. 강릉~제진이 연결되면 북측 철도 800㎞를 통해 시베리아횡단철도(TSR, 9297㎞)를 거쳐 유럽까지 갈 수 있다. 뱃길(43~50일)보다 20일가량 시간이 줄어드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동해북부선 건설 총사업비는 2조3490억원에 달하고 내년도 정부예산에 기본 설계비도 빠져 있다.

김 회장은 “남북철도 연결은 공공인프라에 해당한다”며 “연내 정부로부터 동해북부선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확답받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동해북부선 강원추진위원장도 맡고 있다. 그는 “강릉이 관광지여서 제조업 기반의 산업 구조는 취약한 편”이라고 했다. 강릉시는 3000여 개 사업체 중 서비스업(76%)이 가장 많다. 건설업(14%), 제조업(9%), 농림어업(1%) 순이다.

김 회장은 “산업 구조가 약한 대신 강릉이 혁신도시로 지정되고 동해북부선이 조기 착공되면 북방물류 거점도시로 발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강릉에 북방으로 진출하는 철도, 항만, 산업단지가 집중돼서다. 2022년 부산~강릉 고속화철도, 2026년 수서~강릉 KTX철도 연결, 강릉∼목포 고속철도(강호축)가 완공될 예정이다. 강릉시는 이에 대비해 옥계항을 수출항으로 육성하고 구정면 금광·어단·덕현리, 박월·운산·담산동 일원 635만4200㎡에 물류단지를 조성 중이다. 그는 “앞으로 철도를 이용해 유럽으로 나가는 전국의 모든 물류는 강릉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대표로 있는 동림푸드는 2005년 국내 최초로 동결건조식품을 개발·생산해 풀무원, 이마트, 코스트코, 삼양식품 등에 납품하고 있다. 러시아와 일본에도 수출한다.

강릉=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