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MGH 연구진, '유럽 심장 저널'에 논문
"환경 소음이 심혈관 질환 유발하는 뇌 신경 메커니즘 확인"
항공기, 열차, 자동차 등에서 발생하는 환경 소음에 장기간 노출되면 만성적인 수면 부족, 정신 질환, 당뇨병, 심혈관 질환(CVD) 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건 과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누차 확인된 사실이다.

그러나 환경 소음이 이런 질환으로 이어지는 생리적 메커니즘은 지금까지 소상히 밝혀지지 않았다.

그런데 장기적인 소음 노출이 혈관 염증과 손상, 심장 질환 등을 유발하는 메커니즘을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GH) 연구진이 발견했다.

뇌의 스트레스 반응 중추인 편도체(amygdala)가 이 메커니즘에 깊숙이 관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MGH 연구진은 이런 내용을 정리한 논문을 국제학술지 '유럽 심장 저널(European Heart Journal)'에 발표했다.

26일(현지시간)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올라온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높은 수위의 소음은, 감정 처리와 스트레스 반응의 중추 역할을 하는 편도체를 빠르게 활성화했다.

논문의 수석 저자인 MGH 심장 영상 연구 센터의 마이클 T.오즈번 박사는 "소음이 질병으로 이어지는 어떤 변화를 촉발하는 데, 편도체를 비롯한 뇌의 스트레스 관련 영역이 도관 역할을 했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환자 498명의 뇌와 동맥을 '18F-FDG-PET/CT'라는 첨단 의료 영상 기술로 검사하고 평균 5년간 추적 관찰하면서 고도 소음 노출과 '주요 심장 질환 사례(약칭 MACE)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MACE에는 심혈관 질환 사망, 심근 경색, 극심한 흉부 통증(불안정 협심증), 뇌졸중, 심부전, 혈관 재생 등이 포함된다.

분석 결과 전체 피험자의 8%인 40명이 평균 4년이 지난 후 MACE를 경험했다.

소음은 5㏈(데시벨) 단위로 MACE의 추가 발생을 예고해, 다른 위험 요인을 고려해도 CVD와 강한 연관성을 보였다.

특히 소음 노출 수위가 올라가면 편도체 활성도가 높아지고 동맥 염증도 늘어나는 게 PET-CT 영상에서 확인됐다.

동맥 염증은 CVD의 중요한 초기 증상이다.

오즈번 교수는 "주거 환경에서 만성 소음에 노출되면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아진다는 걸 그런 위험 요인을 안고 있는 환자들이 이해하게 도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 연구팀은 다음 목표를, 당뇨병, 비만 등 다른 질병과 소음 노출의 연관성을 규명하는 것으로 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