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백리 삼산 이태중 평전·2062

▲ 조선 직장인 열전 = 신동욱 지음.
500년 역사의 조선을 움직인 것은 한 국가를 책임진 왕과 그에게 고용된 여러 대신이었다.

오늘날의 시각에서 보면, 대신들은 왕에게 고용돼 녹(祿)을 받는 '직장인'이었다.

이들은 조선이라는 직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는 삶을 살았다.

'왕'이라는 CEO를 모시며 직장동료들인 '대신'과 함께 '조선'이라는 회사에서 '직장생활'을 해나간 그들의 이야기는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어떤 교훈을 남겨줄까? 과거의 직업과 직위를 현대의 그것으로 환치해 읽는 재미를 더한다.

이 책은 정도전, 황희, 맹사성, 허균, 유성룡, 이항복 등 위인 17명의 삶을 들여다보며 때로는 과감하게, 때로는 지혜롭게, 때로는 뚝심으로 밀어붙인 일들로 이들 위인의 삶이 어떤 결과를 맞이했는지 알아본다.

나아가 현재를 사는 우리가 배워야 하는 것은 무엇이고, 버려야 하는 것은 또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저자는 "오늘을 살아가는 직장인과 과거를 살았던 직장인 간의 대화를 시도해보고 싶었다"며 "오늘 하루를 또 살아내야 하는 직장 생활은 여전히 만만치 않지만, 존경하는 위인들도 힘든 직장 생활을 이겨냈던 우리 선배라는 사실이 큰 위로를 준다"고 말한다.

국민출판. 312쪽. 1만5천원.
[신간] 조선 직장인 열전
▲ 청백리 삼산 이태중 평전 = 이태복 지음.
조선 영조시대 청백리 삼산(三山) 이태중(李台重)의 청렴강직한 일대기를 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 그와 교류한 인물들의 시와 간찰 등을 통해 복원해냈다.

삼산은 명분과 대의에 맞지 않으면 죽음을 무릅쓰고 왕에게 간언했다.

절해고도로 쫓겨나거나 산간벽지에 갇히더라도 할 말은 했다.

공직을 생계 수단으로 여기지 않은 그는 오직 백성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전력을 다했다.

무려 50여 차례에 걸친 청요직 임명에도 불응한 삼산은 "나는 그대를 귀하게 쓰려는데 왜 취임을 하지 않느냐"는 영조의 물음에 "벼슬에 뜻이 없다"며 사양하곤 했다.

흑산도, 의주, 갑산, 진도 등지로 6차례 유배를 간 그는 수재와 전염병이 창궐하던 황해도 백성을 구해달라는 왕의 간청에 곧바로 달려가 백성을 구제한 인물이다.

청와대 수석비서관과 보건복지부장관을 지낸 저자는 "삶의 태도가 당당하고 올바른 삼산은 존경하고 닮과 싶은 인물이다"며 "청렴강직한 공직자의 태도를 본받자는 의미에서 이번 평전을 펴내게 됐다"고 말한다.

저자가 인물 평전으로 기록한 인물은 도산 안창호, 토정 이지함, 매헌 윤봉길에 이어 삼산이 네 번째다.

평전 출간을 계기로 '조선 영조시대와 청백리 삼산 이태중 학술회의'가 29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에 있는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저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동녘. 339쪽. 2만원.
[신간] 조선 직장인 열전
▲ 2062 = 토비 월시 지음. 정병선 옮김.
2062년은 호주의 뉴사우스웨일스 대학 교수인 저자가 전 세계에서 활동 중인 AI 전문가 300여 명을 비롯해 각계 사람들의 의견을 모아 기계가 인간 수준의 지능을 구현하는 시점으로 잡은 해다.

그는 이런 예측을 바탕으로 향후 40여 년 동안 인간적 가치는 물론 노동, 전쟁, 정치 등 인간 사회의 변화상을 전망하며 '똘똘한 기계'의 등장으로 인류가 새로운 진화의 국면을 맞아 어떻게 변신해갈지 고찰한다.

현생 인류 호모사피엔스는 언어라는 강력한 도구를 매개로 개인뿐 아니라 사회 전체의 학습 능력을 무한한 키워가며 다른 종들을 제압하고 지구의 지배자로 군림해왔다.

하지만 이제 그 역할을 AI에게 넘겨주느냐 마느냐 하는 기로에 놓이게 됐다.

저자는 AI와 경쟁에서 살아남는 미래 인류의 후예들을 호모 디지털리스(Homo Digitalis)라고 부른다.

이 호모 디지털리스는 인간의 뇌를 클라우드에 업로드해 컴퓨터처럼 코-러닝(co-learning)하며 전 세계 모든 언어는 물론 정보와 경험을 공유하고 지식 세계의 최정상에 올라서게 된다는 것이다.

의식이 생명체에 고유한 기능이라면 디지털 기계에 접목되는 호모 디지털리스는 진정한 인간이 아니라 좀비에 불과할 수도 있다.

어찌됐든, 호모 디지털리스는 삶의 고통이나 불확실성을 말끔히 제거하고 모든 것이 공정하고 정확한 규칙에 따라 움직이는 디지털 세상에서 신과 같은 존재로 군림하게 될 것이라고 저자는 예견한다.

영림카디널. 344쪽. 1만6천원.
[신간] 조선 직장인 열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