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정사노인요양원 노조 파업…"근로기준법 무시 vs 무리한 요구"

강원 평창군 월정사 노인요양원에 근무하는 요양보호사들이 25일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전국요양서비스노동조합은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월정사 노인요양원 요양보호사들은 수년간 근로기준법과 노동법을 무시한 근무 형태 속에서 상사의 갖은 횡포와 갑질에 시달려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1시간의 점심 휴게 시간은 그 개념조차 없었고, 휴무일에 요양보호사의 업무도 아닌 무료 봉사활동에 강제동원됐다"며 "수시로 근로시간을 초과해 업무가 이어져도 연장근로수당은 지급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어르신의 안전을 위해 설치한 CCTV는 요양보호사를 감시하는 용도로 병용됐고 이를 통해 작은 실수라도 발견되면 반성문과 같은 시말서를 써야 하는 등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일했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요양보호사 스스로 권리와 생존권을 지키고자 노조를 결성했으나 사용자 측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고 단체 협상 테이블을 외면했다"며 "노동조합 와해에만 혈안이 된 채 제대로 된 대화에도 나서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 측은 월정사 요양원에 대해 성실하게 교섭 테이블로 나설 것을 촉구하는 한편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평창군청에는 요양원에 대한 제대로 된 실태 조사를 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월정사 요양원 측은 "노조의 주장이 무리하고 억측이 많아 교섭에 진전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건강보험공단의 요양원 보험 급여 지급 기준에는 요양보호사 1명당 노인 2.5명이 배정되는데 노조원 파업으로 이 기준을 맞출 수가 없어서 노인들을 더는 시설에 모실 수가 없는 상황인 만큼 직장 복귀를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