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와 군산에서 잇따라 선박 전복사고가 발생했지만, 구명동의 등 안전장비 착용 여부가 선원들의 생사를 갈랐다.

제주·군산 잇단 선박사고…구명조끼 착용에 생사 엇갈려(종합)
25일 새벽 제주 마라도 인근 해상에서 전복된 창진호(24t·승선원 14명)의 경우 선원들 상당수가 구사일생으로 구조됐다.

승선원 14명 중 13명이 구조됐고 나머지 1명은 수색 중이다.

구조된 승선원 중 현재 3명이 사망했지만, 대부분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의 목숨을 구한 건 구명동의(구명조끼)와 구명벌(둥근 형태의 구조용 보트), 구명환(플라스틱으로 된 구명부표) 등 구조장비를 적절히 활용했기 때문이다.

창진호는 이날 제주도 서부 앞바다와 제주도 남쪽 먼바다에 풍랑경보가 발효되는 등 궂은 날씨 속에 조업을 하다 사고를 당했다.

커다란 너울성 파도가 창진호의 측면을 강타, 어선이 심하게 기울어지자 선장이 오전 6시 5분께 무선통신을 통해 '침수하고 있다'며 구조요청을 서귀포해경에 보냈다.

제주·군산 잇단 선박사고…구명조끼 착용에 생사 엇갈려(종합)
해경은 선장을 통해 즉시 구명동의 착용을 지시했고, 선원들 역시 바로 바로 구명동의를 착용했다.

선원들은 성난 파도와 힘겨운 사투를 벌이다 어선이 전복되면서 파도에 휩쓸려갔지만, 구명동의를 착용한 덕분에 물 속에 가라앉지 않았다.

이들은 구명환과 구명벌에 몸을 의지해 3시간 넘게 바다에 표류하며 가까스로 목숨을 구했다.

그러나 전북 군산 앞바다에서 일어난 소형 김 양식장 관리선(0.5t·승선원 5명) 전복 사고는 총체적 안전불감증이 빚어내 인재로 드러나고 있다.

선원들은 풍랑주의보가 발효된 궂은 날씨 속에 무리한 조업을 하면서도 구명조끼와 같은 기본적인 안전장비를 착용하지 않았다.

제주·군산 잇단 선박사고…구명조끼 착용에 생사 엇갈려(종합)
승선원 5명 중 러시아 국적 선원 2명은 구조됐으나 내국인 선원 1명은 숨진 채 발견됐다.

나머지 선원 2명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구조된 러시아인 선원 2명도 구조될 당시 모두 구명조끼를 입고 있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 관계자는 "보통 어선에서 일하는 선원들 대부분이 작업할 때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는다"며 "풍랑특보가 발효되는 등 기상상황이 좋지 않을 때에는 무리한 조업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만에 하나 궂은 날씨에 조업을 하게 되더라도 반드시 구명조끼 등 안정장비를 착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제주·군산 잇단 선박사고…구명조끼 착용에 생사 엇갈려(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