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치잡이 먼바다 출항 위험…"낮은 수온으로 인명피해 가능성"

최근 일주일 사이 어선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사고 위험이 큰 가을·겨울철 조업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주일새 또 발생' 가을·겨울에 집중된 어선사고 왜?
지난 19일 제주 차귀도 서쪽 해상에서 불이 난 경남 통영 선적 어선 대성호(29t·승선원 12명)에 이어 25일 제주 서귀포시 마라도 남서쪽 87㎞ 해상에서 통영 선적 어선 창진호(24t·승선원 14명)가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일주일도 안돼 제주해상에서 어선사고가 연이어 발생한 것이다.

보통 어선을 비롯한 해양사고는 가을에 집중된다.

해수부에 따르면 해양사고는 최근 5년간 봄철(3∼5월) 2천453건, 여름철(6∼8월) 2천943건, 가을철(9∼11월) 3천321건, 겨울철(12∼2월) 2천274건 등 총 1만991건이 발생했다.

특히 가을철에 전체 해양사고의 30.2%가 발생했다.

이는 가을에 조업과 여가활동이 활발해져 선박 교통량이 증가하고, 태풍이 발생하는 등 기상이 갑자기 악화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주일새 또 발생' 가을·겨울에 집중된 어선사고 왜?
또한 전어·꽃게·멸치·갈치·방어·삼치 등 각종 어종이 통통하게 살이 오르면서 성어기인 가을철에 여객선과 낚싯배 등 선박 이용객이 늘어난다.

선박 입출항이 많아지다 보니 사고도 늘어나는 것이다.

특히 기상상황이 나빠짐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조업에 나서면서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가을 뿐만 아니라 겨울철에도 대형 어선사고가 종종 발생한다.

수치상으로는 겨울철에 사고가 가장 적은 것으로 집계됐지만, 큰 인명피해가 나는 대형 사고는 겨울철에 집중된다.

이유는 원거리 조업이 많기 때문이다.

통상 겨울철은 갈치낚시 비수기다.

'일주일새 또 발생' 가을·겨울에 집중된 어선사고 왜?
난대성 어종인 갈치는 겨울동안 제주도 남쪽부터 대만에 걸쳐있는 서태평양 연해인 동중국해상에서 성장한 뒤 제주도와 남해안 등지로 올라와 5~9월에 산란한다.

어린 갈치는 어른으로 성장하기 위해 다시 가을 또는 겨울에 동중국해로 이동한다.

갈치가 겨울철 11~12월 따뜻한 바다를 찾아 동중국해상으로 이동하는 습성으로 인해 갈치잡이 어선들은 목숨을 건 원거리 조업을 하게 된다.

갈치잡이 어선들은 보통 제주에서 480∼650㎞ 떨어진 해상에서 조업하지만 최근에는 개체수가 매우 줄어 더욱더 먼 바다로 갈치잡이를 떠날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갈치잡이 어선들은 최고 800㎞ 먼바다까지 이동하기도 한다.

해경 관계자는 "가을과 겨울에는 해상상황이 수시로 급변하기 때문에 해양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기상정보를 항상 확인하는 안전운항 실천이 가장 중요하다"며 "가을·겨울철에 사고가 나면 낮은 수온 때문에 인명피해가 많이 발생할 수 있어 더욱 사고 예방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